비슷한 시기 한화투자증권은 대림산업의 작년 4분기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9% 줄어든 2조7000억원에 그칠 것이라면서 당초 예상보다 부진한 성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8일에는 HMC투자증권이 롯데케미칼의 4분기 실적에 대해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고 14일에는 대신증권이 현대중공업의 실적 부진을 예고했다.
국내 증시를 억누르고 있는 기업들의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IT 업종에서 시작해 '건설→화학→조선' 등으로 계속해서 번지고 있다.
주가지수도 엔화 약세 둔화에도 약보합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상승했으나 상승폭이 0.21%(4.04포인트)에 그쳐 1950선에 머물렀다. 새해 첫 거래일에 2.20%나 떨어지며 2000선에서 단숨에 1960대로 떨어진 이후 1900 중반 수준을 탈출하지 못하고 있다.
증시가 상승 동력을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최근에는 정유 업종의 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남룡 삼성증권 연구원은 "증시의 주요 업종들의 대표주들에 대한 실적 우려가 커지면서 그 여파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정유업종에 대한 실적 우려감까지 부각되며 (증시에) 그 여진이 남아있다"며 "1월 증시는 지뢰밭을 통과하는 중"이라고 비유했다.
다만 오는 24일부터 진행되는 상장사들의 실제 실적 발표에 앞서 주요 기업들의 '어닝 쇼크'가 터져나온 만큼 실제 실적 발표시에는 막상 충격이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들의 부진한 실적이 이미 주가에 어느 정도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큰 틀에서 주요 업종에 대한 실적 우려는 이미 주가에 상당히 반영됐다"며 "다만 개별 종목 간 실적 편차에 따른 후폭풍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성준 NH농협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최근 국내 증시가 기업들의 실적 부진 등 불확실성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어 추가적인 하락은 제한될 것"이라며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증시가 오르고 있고 국내 증시도 충분한 조정 과정을 거쳤다고 판단됨에 따라 점차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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