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검장을 지낸 박영관(62)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는 17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전 검사와의 통화 내용을 공개하며 그를 두둔하는 글을 올렸다.
박 변호사는 제주지검장을 마지막으로 2009년 검찰을 떠나 법무법인 동인에서 일하고 있으며, 사법연수원 수료 직후 2008년 제주지검에 배치된 전 검사와 함께 근무한 인연이 있다.
박 변호사는 전 검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된 15일 그와 통화를 했다며 전 검사가 "그동안 사태를 모면하기 위해 여러 궁리를 했다. 그러나 막상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다보니 제가 검사로서 큰 실수를 한 것 같아 모든 것을 내려놓기로 했다"며 "이렇게 결심하니 오히려 마음이 편안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전 검사가 "에이미도 검찰에 왔는데 울고 있다. 극단적 선택을 생각한 순간도 있었다"고 말했다고 박 변호사는 밝혔다.
전 검사와 통화한 박 변호사는 "전화기 너머로 체념과 두려움과 비탄이 전해오는 것 같았다"고 심경을 전했다.
그는 2002년 서울지검 특수1부장 시절 이른바 '병풍사건' 수사를 맡았다가 편파수사라는 비판에 시달린 경험을 전 검사 사건에 빗댔다.
박 변호사는 "편을 갈라 격려, 비난이 난무하는데 처음에는 신문이나 TV를 보는 것이 두려웠다. 내가 아닌 전혀 다른 내가 존재하는 것 같았다. 심지어 '내가 저런 사람이었나. 그럴 수도 있겠다'는 심리상태에 빠지기도 했다"며 전 검사를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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