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바오 "부정한 일 저지른 적 없다"

  • 홍콩의 칼럼리스트에 보낸 편지에 근황 밝혀

원자바오 퇴임후 TV 출연모습.(사진:CCTV캡쳐)


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조용성 기자 = 원자바오(溫家寶) 전 중국 총리가 자신의 부정축재 의혹에 대해 재차 결백을 주장했다.

원 전 총리는 18일 홍콩 명보(明報)에 공개된 서한에서 "나는 결코 권력을 이용해 사리사욕을 취하는 어떤 거래에도 개입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왜냐하면 그렇게 얻은 이득은 무엇이 됐든 간에 내 신념을 흔드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서 2012년 10월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원 전 총리 일가가 원 전 총리 재임 기간 27억 달러(약 2조8600억원)에 이르는 재산을 축적했다고 보도해 파문을 일으켰다.

지난달 27일자인 이 서한은 원 전 총리가 홍콩 칼럼니스트인 응홍만(吳康民) 전 전국인민대표대회 홍콩대표에게 보낸 것으로 응 전 대표는 칼럼 형식으로 이 서한의 원문을 명보에 공개했다. 서한에서 원 총리는 "응 선생이 홍콩 문회보(文匯報)에 개제한 칼럼을 잘 보았으며 선생이 보내주신 책은 류옌둥(劉延東) 부총리를 통해 잘 전달받았다"며 "선생이 책에 중요한 부분은 빨간 밑줄을 쳐 놓아 감동을 받았고 감사함을 전한다"고 적었다. 

이어 원 전 총리는 "나는 퇴직한 후 집에서 운동, 독서, 습작 등으로 소일하며 은퇴노인의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며 "아직도 국내외 정치에 관심이 많으며 중국이 경제, 과학, 문화 등 방면에서 강해지길 기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십년을 공직에 몸을 담으며 열심히 일했고 추호도 태만하지 않았다"며 "조국을 사랑하며 내 모든 것을 민족의 위대한 번영에 바치길 원해왔다"고 적었다. 원 전 총리는 또 "인생의 마지막 여정을 잘 보내고 싶다"라면서 "나는 이 세상에 맨몸으로 왔고 깨끗하게 인간 세상을 떠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응 전 대표는 자신이 지난해 12월 초 홍콩 문회보에 원 전 총리의 책 '원자바오, 교육을 논하다'에 대해 쓴 글을 보고 원 전 총리가 이 편지를 보내왔다고 밝혔으나 편지 공개에 앞서 원 전 총리의 승인을 받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중국의 정치평론가 장리판(章立凡)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취임 이후 반(反)부패 운동이 확대되는 와중에 원 전 총리가 부정축재 의혹에 우려하고 있다며 "권력투쟁 중 원 전 총리 반대세력이 이를 이용하려고 달려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리판은 또 원 전 총리가 역사에 부패와 관련된 인물로 언급되는 것을 걱정하고 있다면서 원 전 총리가 남은 생애 동안 계속 부정축재 주장에 맞설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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