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손호준 "'응사'는 가족을 얻은 소중한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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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1-20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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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형석 기자]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훤칠한 키에 잘 자란 듯 반듯한 인상, 순함마저 엿보이는 편안한 미소. 흔히 말하는 '훈남' 외모다. 어디서 '툭'하고 떨어진 '운 좋은' 배우가 아니다, 데뷔 9년 차 중고신인이다. 그래서 더 내일이 기대되는 배우 손호준을 서울 충정로 아주경제에서 만났다.

쑥스러운 듯 나지막이 이야기하는 손호준에게 tvN 금토드라마 '응답하라 1994'(극본 이우정·연출 신원호·이하 '응사')에서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를 내뱉던 해태는 없었다.

'응사'는 방송 4주 만에 7.1%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인기몰이를 제대로 했다. 마지막회는 평균시청률 11.9%, 순간 최고시청률은 14.3%를 기록하며 그야말로 '화려하게' 종영했다.

대중과 언론은 성나정(고아라)과 쓰레기(정우), 칠봉이(유연석)의 삼각관계에 집중했지만 해태가 없었다면 신드롬에 가까운 '응사'는 없었을지 모른다. 해태는 나정이, 윤진(도희)이와 가장 대화가 잘 통하는 다정한 친구로, 나정의 늦둥이 동생 쑥쑥이를 업어 키우는 훈훈한 인간미로 여성 시청자들과의 심리적 거리를 좁히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사진=이형석 기자]


최근 아주경제 본사를 찾은 손호준은 봄날 같은 따뜻한 미소로 인사를 건넸다. 살갑게 구는 넉살과 숫기 없이, 진중하면서도 조심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놓는 모습이 듬직했다.

준비기간까지 3개월이 넘는 시간 동안 해태로 지낸 손호준은 함께한 배우들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했다며 자기 자랑보다는 동료 칭찬에 바빴다.

"정우 형과는 영화 '바람'에 이어 두 번째 작품이에요. '바람'과 '응사'를 함께하면서 많이 배웠어요. 형은 웃기고 슬픈 감정 등 신마다 포인트를 잘 잡아내요. 제게도 장면마다 조언을 많이 해 주셨고요."

삼천포 김성균에 대해선 얘기가 길다. 하긴 신촌하숙 한 방을 쓴 해태-삼천포는 '응사' 또 하나의 명커플이다. "성균이 형은 연기를 위해 많이 준비해요. 본인 것만 준비하는 게 아니라 제 리액션까지 생각해 와요. 같이 찍히는 배우와 함께 잘 어울리도록 노력해요. 저는 집에서 준비해 가도 현장에 가면 그 분위기나 저에게 주어진 옷이나 머리스타일에 따라 말투도 변하고 연기 방향도 변하곤 하는데 성균이 형은 모든 걸 다 예상한 건지 준비해 온 걸 응용하니, 대단해요."

'응사'는 1994년이라는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전국팔도 지방 출신들의 상경기를 담았다. 광주광역시 출신이자 이제 막 30대에 접어든 그가 '응사'를 얼마나 공감하며 촬영에 임했을지 궁금했다.

1994년 손호준은 초등학교 4학년이었다. 막 축구부 운동을 시작했고 미니카에 푹 빠져 있었다. "어리다면 어릴 수 있는 나이었지만 '응사'를 이해하며 촬영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었어요. 지방에 있다 보니 서울에서 유행하는 게 좀 늦게 내려오잖아요. 서울 1994의 분위기가 저의 중학교 시절쯤 내려왔고, 유행에 한참 민감할 나이라 충분히 만끽했었습니다."
 

[사진=이형석 기자]


'응사'는 손호준에게 참 의미깊은 드라마란다. 그의 이름을 대중에게 알린 이야기를 하려는가 했더니 '가족'이라는 단어를 내놓는다.

"지방에서 올라와 활동하다 보니 서울에 가족도 없고 유일하게 동방신기 윤호에게만 의지하며 지냈더랬어요. 그런데 '응사'를 하면서 배우뿐 아니라 스태프와도 친해질 정도로 현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촬영이 끝난 지금도 꾸준히 연락하며 지내요, 서울에도 저의 소중한 '가족'이 생긴 거예요. 현장이 좋으면 작품도 좋다는 말을 실감한 '응사'였습니다."

가족을 얻어서일까. 손호준이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꼽은 것도 삼천포와 해태가 서로 가족처럼 여기는 부분이다. 마지막 회에서 이사를 앞둔 해태는 함께 방을 썼던 삼천포와 이불이 누구것이었나를 두고 옥신각신하다 '그냥 니 해라'라는 삼천포의 말로 더 오래도록 쓴 해태를 주인으로 삼는다.

"왠지 짠하더라고요. 누구의 이불인지도 모를 만큼 서로가 가족처럼 지냈다는 뜻이잖아요. 실제로 가족처럼 지내는 윤호와도 이런 일이 있었어요. 바지 하나를 두고 서로 입어보기 전까지는 누구 것인지 헷갈려 했어요. 그렇게 네것, 내것 깊이 따지지 않는 게 가족의 마음인 것 같아요."

해태를 연기하며, 손호준이라는 이름을 각인시키며, '서울 가족'을 얻으며 숨 가쁘게 달려온 손호준은 '응사'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쉼 없는 연기 행보를 이어간다. '요셉 어메이징'을 통해 데뷔 초부터 간절히 원했던 뮤지컬 무대에 이미 오른 손호준은 KBS2 드라마 '총리와 나'의 후속작 '태양은 가득히'로 오는 2월 다시 안방극장을 찾는다.올 하반기 개봉 예정인 영화 '빅매치'에도 캐스팅됐다. 연이은 작품 속에서 9년 차 중고신인의 저력을 보여 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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