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선국 기자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원인이 '야생철새'인 가창오리였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추정이 맞다면 닷새째 이어진 정부의 AI 대응 체제는 다시 원점부터 시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일 정부세종청사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최근 AI 발생건에 대한 원인규명을 위한 역학조사과정에서 17일 고창일대에서 수거한 야생철새 폐사체에 대한 검사결과, H5N8형 AI로 확인됐고 고병원성 여부는 금일 늦게 확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확진되지는 않았지만 고병원성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고창 및 부안에서 발생한 오리농장의 고병원성 AI는 야생철새에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농식품부의 설명이다.
이에따라 농식품부는 철새의 주요 이동경로를 감안해 영암호, 동림저수지, 금강호 등 전남.북 주요 철새도래지에 대한 예찰을 집중 실시하고, 사람의 출입을 통제하기로 했다.
또 전국 37곳 주요 철새도래지에 대해 철새도래지 주변소독과 인근농가 소독을 강화하도록 전국 지자체, 농협(공동방제단 400곳), 및 가축위생방역본부에 지시했다.
권재한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AI를 막기위해서는 철새 분변 등 위험요인과 가금농장을 차단시키고 소독 등을 철저히 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축산농가의 철저한 방역의식과 함께 소독 및 장화 갈아신기등 강력한 방역활동, 지자체에서는 주변농가 일제소독, 재래시장 관리 등에 철저를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권 국장은 "가창오리는 2월말까지 동림저수지와 금강호에 체류할 가능성이 크다"며 "북상중에 새만금이나 금강호로 이동하거나, 삽교호를 잠시 경유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AI의 감염원인이 야생철새일 가능성에 대비해 농식품부는 가축위생방역본부, 농림축산검역본부, 전국 9개 수의과대학, 지자체 등과 철새에 대한 예찰 및 수거검사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가축위생방역본부가 실시하는 전국의 주요 철새도래지 및 집중관리지역에 대해 실시하고 있는 야생조류 분변 및 폐사체에 대한 시료 채취검사를 올해 총 3만4900건 가운데 1만7450건(50%)을 1~2월에 실시할 계획이다.
한편, 농식품부는 이날 오전 야생철새 전문가, 환경부 관계자 등이 참여한 긴급 가축방역협의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 협의회에서는 그간 AI 방역 조치사항과 일시 이동 중지 명령의 연장 또는 지역확대 여부, 야생철새 고병원성 AI 확진 시 방역 강화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