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정 내정자가 최근 1년간 무려 3개 보험사에서 사장직을 거쳤지만, 가는 곳마다 노조 반발이 거셌는 데도 정 내정자의 발탁이 반복되면서 '보이지 않은 손'이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인수한 ING생명 신임 사장으로 내정된 정 씨는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 내달 정식 취임할 예정이다.
다만 ING생명 노조의 반발이 거세, 취임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ING생명 노조는 최근 두 차례의 성명서를 통해 정 내정자에 대한 강력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정 내정자가 알리안츠 사장으로 재직 시 노사관계를 파행으로 이끈 당사자로, 234일이라는 업계 최장기 파업의 원인을 제공했다"며 "이 과정 속에서 조합과 무수한 고소고발을 주고받고, 용역업체 직원들을 동원해 파업참가 직원들을 폭행하는 등 노조와의 관계를 악화일로로 치닫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난해 6월 에이스생명에 취임한 후 불과 6개월 만에 자리를 옮긴 것에 대해, 사장으로서의 책임감이 결여됐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그는 최근 ING생명 사장으로 내정될 당시에도, 이임식 없이 에이스생명을 떠났다. 그의 사임 사실은 사내 게시판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통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다보니 그가 ING생명 사장 내정자로 발탁된 배경에 대해서도 업계의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조합 중에서도 강성으로 불리는 ING생명 노조를 견제하기 위한 ING생명 사주 MBK파트너스의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일명 '노조 길들이기'를 위한 인사라는 설명이다. 정 내정자는 지난 2007년부터 알리안츠생명 사장을 지내, 성과급 도입을 두고 노조와 장기간 대치한 바 있다.
당시 노조는 234일간의 총파업을 단행했다. ING생명 노조가 정 내정자의 선임 철회를 촉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ING생명 노조는 "노조의 요구를 무시할 경우 보험가입자와 ING생명 내부 구성원들의 보호 및 보험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MBK에 대한 전방위적인 투쟁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문국 ING생명 사장 내정자는 1984년 제일생명보험에 입사한 이후 30년간 보험업계에 종사했다. AIG 상무, 알리안츠생명 부사장을 역임했으며 2007년 2월부터 지난해 초까지 알리안츠생명 사장을 지냈다. 지난해 7월부터 에이스생명 사장으로 재직하다 지난 3일 사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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