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위기' 증권업계 대차거래로 숨통 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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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1-2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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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 최근 기관 간에 수수료를 받고 증권을 빌려주는 대차거래 시장이 급격히 팽창, 장기 불황을 겪고 있는 증권업계의 새 수익원으로 부각되고 있다. 

그동안 대형 증권사 중심으로 짜여진 이 시장에 키움증권 등 중형증권사들도 도전장을 내밀 예정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와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대차잔고는 지난 2011년 25조원 내외에서 작년 40조원 내외로 2년새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대차잔고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빌려간 주식 중 갚지 않고 남은 주식 수다. 이는 대차거래 전반적인 상황을 설명하는 지표다.

대차잔고가 크게 늘어난 이유는 지난 2011년 말 한국형 헤지펀드가 출범한 이후 투자자문사의 대차거래 수요가 증가한 덕분이다.

이와 함께 증권사들이 주식 대여, 대차거래 주선 등 대차거래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 결과라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대차거래 시장을 대형 증권사 전유물로 인식해왔다.

이들은 '대차풀' 을 형성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수익을 내고 있다. 대차풀이란 증권사가 주식 대여를 허락한 고객 주식을 대차 가능 종목군에 편입한 뒤, 기관 등 제3자에게 대여하고 수수료를 받는 서비스다. 이 과정에서 주식 대여를 허락한 고객도 일정 부분 수수료를 증권사로부터 받는다. 

손미지 신한투자 연구원은 "현재 우리투자증권의 리테일 대차풀이 3조6000억원으로 가장 크다"며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 계약 규모가 가장 큰 삼성증권도 대차풀 규모가 2조원에 달한다"고 전했다.

한국투자증권과 KDB대우증권 리테일 대차풀 규모도 1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KDB대우증권은 대차거래 마케팅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KDB대우증권은 이날부터 업계 최초로 대차거래 약정만 맺어도 고객에게 연 0.02%의 대차약정 수수료를 지급하는 서비스를 시행한다. 일반적인 대차거래 서비스는 실제로 보유 주식 수요자인 기관에게 대여될 때만 수수료를 지급해 왔다.

중소형 증권사도 대차거래 시장에 뛰어들 태세다. 키움증권은 오는 6월 말까지 대차거래 중개시스템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키움증권은 다른 대형 증권사와 달리 중소형주에 특화된 리테일 대차풀을 만들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개인 주식 자산 12조원 가운데 1조원의 대차풀 확보를 목표로 삼았다.

온라인 주식매매 시장 점유율이 가장 높은 키움증권이 도전장을 내밀자, 업계는 반색하고 있다. 

손 연구원은 "키움증권의 장점을 잘 살릴 수 있는 전략으로 보인다"며 "기반이 갖춰지지 않은 새로운 사업에 뛰어드는 게 아니라 이미 확보된 개인 주식 자산을 활용하는 신규 수익원 창출 전략이라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키움증권이 리테일 대차풀을 만든다는 것은 업계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일"이라며 "기관의 수요가 그만큼 커져 대차거래 시장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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