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LPGA프로 나탈리 걸비스의 스윙 모습. 백스윙 때 왼 무릎을 오른쪽으로 살짝 당겨주는 것이 좋다.
여성골퍼들을 대상으로 골프강좌를 할 기회가 있었다. 골프의 역사에 관한 언급과 유명 골퍼들에 얽힌 일화 등을 소개하고 마지막에는 골프영화를 감상하는 시간을 가졌다.
강좌 내용 중에 실질적으로 골프 스윙에 도움이 될만한 레슨 내용을 넣기 위해 주위의 몇몇 여성 골퍼들에게 “어떤 것을 가장 배우고 싶은가요?”라고 물었다. “퍼팅을 잘하고 싶다”는 대답을 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이 예상과는 완전히 다르게 거리 늘리는 방법을 알고 싶다는 대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남자들만 거리에 목숨거는 줄 알았는데 사실 여성골퍼들이 더 간절히 원했다.
남자들의 거리 욕심은. 남에게 지기 싫어하는 과시욕이다. 그런데 여성골퍼들의 거리 욕심은 실질적인 것이다. 드라이버 거리가 짧으면 세컨드 샷으로 온그린할 수 있는 상황이 안된다. 장타자가 아닌 남성골퍼가 블루티에서 티샷하고 세컨드 샷에서 느끼는 것보다 더 심한 좌절감을 느낀다. 그래서 파4를 파5라고 생각하고 볼을 치다보면 흥미를 잃게 된다. 따라서 여성골퍼의 거리 늘리기는 절대적으로 실질적인 문제다.
거리를 늘리려면 스윙을 가다듬고 클럽의 스윗스폿에 정확하게 볼을 맞히는 것 이외에 근육강화 훈련을 해야 한다. 여자프로골퍼들을 보면 잘 발달된 근육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 거리가 나는 것이다. 그런데 아마추어 여성골퍼들이 골프를 위해서 근육훈련을 하기는 쉽지 않다. 그래서 여성골퍼들이 거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스윙을 조금 다르게 하는 것이 필요하다. 남자들처럼 스윙하려면 어느 정도 근력이 필요한데, 여성골퍼들은 아무래도 근력이 약하므로 남자들의 스윙을 따라해서는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없다.
여성골퍼가 가장 손쉽게 거리를 늘리는 방법은, 백스윙을 한 후 다운스윙에서 볼을 향해서 클럽을 던지는 스윙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 몸이 저절로 따라가면서 스윙이 이뤄진다.
만약 일반적인 스윙처럼, 허벅지의 힘으로 몸을 왼쪽으로 당기면서,팔이 내려오면서,임팩트시에는 다리 힘으로 버티면서 힘차게 엉덩이를 돌려주는 스윙을 하려고 하면 타이밍이 안 맞는다. 근력이 약하면 이 과정이 너무 천천히 일어난다. 그래서 백스윙을 한 다음에는 몸의 움직임을 신경쓰지 말고 볼을 향해 클럽을 집어 던지듯이 휘둘러야 한다. 그러고 몸은 저절로 돌아가게 내버려 둔다.
이 때 조심할 것은 허리에 손상이 가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이 스윙을 여성골퍼에게 권하는 이유는 몸이 부드러우므로 허리에 별 무리가 가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남성골퍼가 이런 스윙을 따라하려면 스트레칭을 많이 하고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서서히 스윙속도를 높여야 한다. 근력이 약해서 거리가 짧은 남성골퍼들에게도 이 스윙이 효과가 있긴 하지만 반드시 허리 근육을 잘 풀어주고 스윙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또 한가지, 이 스윙이 효과를 보려면 백스윙시 몸을 제대로 꼬아주어야 한다. 탄력성이 없는 백스윙, 즉 스웨이를 하거나 팔과 몸통과 엉덩이가 한꺼번에 엮여서 힘없이 돌아가는 백스윙을 하면 이 스윙은 아무런 효과가 없다.
팔과 어깨가 먼저 갈만큼 가서 잡아당기면 이제 허리가 돌아가면서 엉덩이를 잡아당기고 허벅지로 버티는 탄력성있는 백스윙, 이 과정에서 무릎이 약간 오른쪽으로 당겨가는 것(사진 참조)이 백스윙을 제대로 하기에 용이하다. 이런 백스윙을 한 다음에 볼을 향해 클럽을 집어 던져야 근육강화 훈련하지 않고도 거리 늘리기 효과를 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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