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인천 서구청의 공사중단 조치를 받은 SK인천석유화학이 결국 PX 증설을 한시적 중단하기로 했다. 특히 강제력이 있는 행정처분이 내려진 곳은 일부 공장이지만 SK측은 ‘전면 중단’을 결정했다.
이에 대해 SK인천석유화학 관계자는 “행정처분 외 행정지도는 강제력이 없지만 인허가 논란을 종식시키고자 하는 대승적 차원에서 전면 공사 중단을 결정한 것”이라며 “지적 받은 부분을 수정하고 상생협의체를 통해 주민들과의 합의 노력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증설에 1조6000억원의 거액이 투자된 만큼 공사 중단에 따른 손실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당초 예정된 6월 공장 가동 일정이 불확실해졌다.
GS칼텍스는 1조원대 PX 일본 합작투자가 외국인투자촉진법 문제로 지연됐었는데 개정안 통과 후에도 아직 구체화된 내용이 없다.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는 “규제는 풀렸으나 최근 시황이 저조하고 잇따른 국내외 신규 투자 소식으로 투자 진행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PX 시황은 지난해 말 톤당 1400달러대에서 올들어 1300달러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비슷한 기간에는 1600달러대였다. 화학섬유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PX 시황도 부진한 것이다.
중국내 전방산업인 테레프탈산(TPA) 대규모 증설에 따른 장밋빛 전망도 최근 1년여 사이에 다소 어두워졌다. TPA 증설이 많이 이뤄졌지만 PX 투자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투자가 크게 늘었다. SK이노베이션은 인천뿐만 아니라 1조원대 일본합작 PX투자(SK종합화학)를 마치고 오는 7월경 가동할 예정이다. 또 삼성토탈이 대산 소재 PX 100만톤 공장을 6월쯤 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현대오일뱅크는 롯데케미칼과 PX 원료 부분에도 1조2000억원이나 투자하고 나섰다.
무엇보다 S-OIL이 올해부터 시작할 8조원 투자 계획이 경쟁사들을 당황케 하고 있다. 8조원 투자내역에 PX가 포함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S-OIL이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지 않아 경쟁사들이 섣불리 대응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S-OIL이 고도화 증설이나 PX 투자를 하더라도 8조원이나 필요한지 의문”이라며 “구체화되지 않은 8조원 거액 투자가 경쟁 업체에 적지 않은 압박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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