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감정원 13일 기준 시도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 변동률.
아주경제 권이상 기자 = 새해 벽두 주택시장이 지방 ‘강세’, 서울∙수도권 ‘약세’로 요약되고 있다.
이달 지방에서 청약을 받은 새 아파트는 높은 청약 경쟁률로 마감되는 반면, 서울∙수도권 아파트는 청약에서 고배를 마셨다.
특히 대구∙부산∙광주∙세종∙충북 등에서는 지난해 뜨거웠던 부동산 열기가 새해에도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 지역은 지난해 이어 올해 아파트 공급도 활발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서울∙수도권이 부동산시장 분위기를 주도했다면 올해의 경우 지방이 서울∙수도권을 제치고 집값 상승세를 이끌 것이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선 지방 부동산시장의 강세는 청약결과에서 두드러진다.
22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대구월성 협성휴포레`(전용 69~109㎡, 996가구)는 지난 9일 청약을 받은 결과 평균 13대 1, 최고 27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하며 모든 타입이 1순위에 마감됐다.
지난 3일 개관한 이 아파트 모델하우스에는 주말 동안 1만5000여 명의 방문객이 몰리기도 했다.
새해 첫 분양단지로 관심을 모았던 양우건설이 충북 진천국에서 공급한 ‘광혜원 양우 내안애’(전용 38~82㎡, 240가구) 역시 청약을 성공적으로 마감했다.
이 아파트는 지난 8일 청약에서 평균 1.2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대부분의 아파트가 새 주인을 찾았다.
이 아파트 전용 38㎡A형은 20가구 모집에 35명이 신청해 1.75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반면 부동산시장의 맏형 자리를 맡고 있는 서울∙수도권 분양시장은 다소 한산한 분위기다.
지난 13일 신정뉴타운 롯데캐슬(전용 59~129㎡, 930가구)은 청약접수 결과 전용 59㎡형을 제외하고 84~129㎡형이 모두 미달되며 전체 평균 0.38대 1이라는 저조한 청약경쟁률을 기록했다.
특히 대표적인 중소형 타입인 전용 84㎡B형과 대형인 116∙129㎡형에는 단 한 건의 청약도 이뤄지지 않았다.
앞서 지난 5일에는 형인산업개발이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에서 공급한 ‘형인 휴아름’(전용 52~83㎡, 44가구)에는 총 5건의 청약만이 접수됐다.
매매•전세시세 상승률 역시 지방이 전국 평균을 웃돌며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대구 아파트값(13일 기준)은 전주 대비 0.22% 상승하며 전국 평균 0.09%를 크게 웃돌았다. 수도권 평균(0.08%), 서울 평균(0.07%)과 비교해도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최근 5년간 집값도 지방이 서울수도권을 앞서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가 1월 3주차 시세 기준, 전국 아파트(주상복합 포함) 총 638만9505가구를 대상으로 지역별 평균 매매가를 조사한 결과 수도권 3억6307만원, 지방 1억7917만원으로 나타났다. 5년 전인 2009년보다 수도권은 2837만원 줄고 지방은 4068만원 늘어난 수치다.
전문가들은 서울∙수도권 부동산시장이 지방 시장에 비해 약세인 것은 비교적 높은 분양가에 대형기피 현상이 맞물려 수요가 적극적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지방의 경우 정부기관의 혁신도시 이전 등에 의한 주택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반면 서울∙수도권의 경우 분양가 벽이 높아 수요자들의 접근이 쉽지 않고, 위례, 마곡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호재가 없는 한 지방에 비해 부동산시장이 활발하게 움직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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