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은행 CEO들, 정보유출 책임지고 처벌받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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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1-22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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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리처드 힐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장, 하영구 한국씨티은행장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금융당국이 이번 카드 정보유출 사태와 관련해 임직원 제재를 강화키로 하면서, 외국계 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과 씨티은행은 약 13만건의 고객정보를 유출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카드사들보다 앞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금융회사 고객정보 유출 재발방지대책'을 통해 정보유출 사고 발생 시 CEO를 포함한 전ㆍ현직 임직원에 대해 해임권고와 직무정지 등 중징계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미 농협과 KB, 롯데카드사 담당 임원들과 CEO들은 줄줄이 사퇴한 상태다. 이에 남은 수순은 전직 CEO들이 처벌을 받게 될 것이란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그러나 은행권 사상 최대 수준의 정보유출 사고를 일으켰던 SC은행과 씨티은행은 오히려 조용한 분위기다. CEO 선에서도 공식적인 언급은 없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7일부터 SC은행과 씨티은행을 대상으로 특별검사에 들어갔다. 현재의 분위기상 검사 후 강력한 제재가 가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C은행은 외주업체 직원이 USB를 이용해 10만건의 정보를 빼돌렸다. 이후 은행은 사고 발생 후 등기우편과 이메일 등으로 피해 고객에게 개별 통지했다. SC은행 관계자는 "개별 통보 외에도 홈페이지에서 고객이 정보유출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현재 당국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씨티은행이 유출한 정보 3만건 중 대부분은 성명과 전화번호, 대출금액 및 시기 등 대출정보였고 나머지는 핸드폰 번호로 유출 규모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내부 직원이 대출모집인을 이용해 3만여 건의 정보를 유출했다는 측면에서 내부 통제의 문제점을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씨티은행 역시 발생 후 개별적으로 피해 고객에게 통보한 상태다. 그러나 홈페이지에서 정보유출을 확인할 수는 없었고 대신 문의전화번호를 공지사항으로 띄워놓았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사고 발생 직후 전 부서에서 정보보안책임자의 확인 하에 보유하고 있는 모든 정보를 일일이 다 점검하고 있다"면서 "카드 사태가 발생하면서 문의전화가 많이 오고 있으나 이번 카드 사건과 씨티은행의 정보유출 건은 별개"라고 설명했다.

카드사 정보유출의 경우 재발급, 탈회 등 후속 조치가 이어졌으나 외국계 은행의 정보유출은 피해고객의 확인 이후 대처방안이 전무하다. 당국에서도 검사를 진행할 뿐 이렇다 할 방책이 나오지 않았다. 결국 카드 사태가 대책 마련의 빌미가 된 셈이다. 

이에 따라 외국계 은행 CEO들도 곧 처벌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C은행의 CEO인 리차드 힐 행장은 곧 교체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부진과 정보유출이 그 이유일 것으로 추정되나 아직까지 본사 통지는 오지 않았다. 

하영구 씨티은행장은 지난해 3월 연임에 성공해 2016년 3월까지 임기가 남았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인해 옷을 벗게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감원 검사 결과에 따라 결정되겠지만 분위기상 외국계 은행 임직원들에게도 강한 문책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카드사 및 계열사 임직원들이 물러난 상황 자체가 현직 CEO인 하 행장으로서는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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