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수록, 걸을수록 탐나는도다! 제주 지질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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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1-23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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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기수정 기자=제주도 하면 언제나 온화한 기후와 천혜의 자연환경이 떠오른다. 사계절 내내 영상을 웃도는 따뜻한 기후, 그림처럼 펼쳐지는 풍광은 한마디로 신이 빚어낸 예술 작품이다. 명실공히 휴양·레저의 천국 제주도는 지난 2010년 도내 명소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네트워크 운영위원회로부터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펑펑 내리는 함박눈과 매섭게 불어닥치는 칼바람에 움츠러드는 겨울엔 갈 때마다, 가는 곳마다 진한 감동을 선사하는 제주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유네스코가 선정한 제주 세계지질공원의 핵심 지질명소 네 곳을 소개한다.

◆희귀한 화산지형…산방산
 

제주 산방산

제주 서남부에 위치한 산방산은 재미있는 전설이 전해진다. 옛날 어떤 사냥꾼이 한라산에 사슴을 잡으러 갔다. 한라산이 높다 보니 이 사냥꾼은 실수로 옥황상제의 엉덩이를 건드렸고 화가 난 옥황상제는 한라산의 봉우리를 뽑아 멀리 던졌다. 그래서 생긴 것이 산방산이고 그때 움푹 팬 곳이 한라산 백록담이 됐다고 한다. 산방산 전체의 넓이와 높이는 실제로 백록담의 크기와 비슷하다. 하지만 지질학적 증거에 따르면 산방산이 백록담보다 훨씬 이전에 형성됐다고. 산 안에 방처럼 생긴 동굴이 있다 하여 이름 붙여진 산방산은 해발 395m의 거대한 용암 덩어리로 이뤄졌다.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화산지형 중 하나로, 분화구가 없는 용암돔 형태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선 보기 힘든 희귀한 화산지형인데다가 풍광이 뛰어나 지난 2011년 문화재청 명승 제77호로 지정됐다. 산방산 중턱에 있는 산방굴사 안에는 불상이 안치돼 있는데, 이곳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을 한 입 받아먹으면 건강에 상당한 효험이 있다 하여 약수로 마시기도 한다. 산방굴에서 용머리 해안과 형제섬, 가파도를 바라보는 풍경이 아름다워 제주의 최고 경관인 '영주 10경'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승천하지 못한 용의 슬픔이어라…용머리 해안
 

용머리해안-제주관광공사 제공

산방산의 매력에서 빠져나오기도 전에 용머리 해안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산방산 바로 아래쪽에 위치한 용머리 해안은 겨울철에 바다와 해안이 빚어내는 풍경이 매우 아름다운 곳이다. 용머리 해안은 용이 머리를 들고 바다로 들어가는 자세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용머리는 산방산과 함께 제주에서 가장 오래된 화산체다. 이곳에도 전설이 전해진다. 과거 중국 진시황이 제주에서 왕이 날 것이란 이야기를 듣고는 풍수사 호종단을 보내 혈을 끊으라고 명령했다. 호종단이 용머리 해안에 와 보니 산방산의 맥이 바다로 뻗어 태평양으로 나가려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어 용의 꼬리와 잔등에 해당하는 부분을 칼로 내려치자 바위에서 피가 흐르고 비명이 울려 퍼졌다는 이야기다. 실제 용의 모습을 한 바위는 머리와 등 부분 곳곳이 잘려나간 듯하다. 전설을 듣고 나서 해안을 다시 보면 더더욱 그렇게 보인다.

◆제주에서 가장 먼저 해를 만나다…성산 일출봉
 

하늘에서 내려다본 성산일출봉-제주관광공사 제공

서부에 용머리 해안이 있다면 동부에는 성산 일출봉이 있다. 성산 일출봉은 제주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명소이기도 하다. 성산 일출봉은 약 5000년 전 얕은 바닷속에서 폭발한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오름으로, 제주 동쪽 해안에 우뚝 솟아 커다란 성처럼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성산 일출봉은 가운데가 사발처럼 움푹하게 들어간 모양을 하고 있다. 일출봉 정상까지 올라가는 동안 기이한 바위를 볼 수 있다. 마치 말머리 모양을 한 듯 수직으로 뾰족하게 서 있다. 성산 일출봉 분출 당시 화산체 주변에 굳어지지 않은 많은 화산재가 가파른 사면을 형성하면서 쌓인 것으로, 상대적으로 침식을 덜 받아 시간이 지나면서 수직으로 서 있는 바위 형태로 변했다고 한다. 이곳의 일출 장면은 '영주 10경' 중 단연 첫째로 손꼽힌다. 매년 12월31일 열리는 성산일출제에는 새해 첫 해돋이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이 찾는다.

◆신이 빚어낸 마법 중문…대포 주상절리
 

대포 주상절리는 주로 화산암 암맥이나 용암, 용결응회암 등에서 생기며 우리나라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가슴이 확 트이도록 시원스레 부서지는 파도, 신이 다듬어 놓은 듯 정교하게 쌓인 육각형의 돌기둥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 주상절리를 보면서 자연의 위대함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다. 숯 기둥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는 듯 하고, 시커먼 목탄이 박혀 있는 듯도 하다. 중문관광단지 내에 1.75㎞에 이르는 해안을 따라 높이가 다르고 크고 작은 사각형 또는 육각형 돌기둥 바위들이 규칙적으로 형성돼 절벽을 이루고 있는 주상절리는 주로 화산암 암맥이나 용암, 용결응회암 등에서 생긴다고 한다. 이곳의 주상절리는 높이가 30~40m, 폭이 약 1km에 이른다. 우리나라 최대 규모다. 자연이 만들어낸 최고의 걸작 주상절리대에서 자연의 신비함과 절묘함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이곳의 옛 이름인 지삿개를 살려 ‘지삿개바위’로 불리기도 하는 주상절리대는 2005년 1월9일 천연기념물 제443호로 지정되기도 했다. 특이한 모양의 돌기둥 사이로 파도가 부딪치자마자 그대로 부서지는 새하얀 물거품, 그리고 그 물거품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에메랄드빛 바다의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파도가 심하게 일 때는 높이 20m 이상 용솟음치는 장관을 연출한다고. 코끝까지 시원한 바다 내음을 맡으며 천혜의 절경과 함께하는 테마여행지로 주목받으면서 이곳을 방문하는 여행객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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