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는 다보스포럼 개막날인 22일(현지시간) 한국과 중국이 강력히 반발하는 신사 참배를 강행한 이유에 대해 "일본은 다시는 전쟁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고 세계 평화를 희망하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하겠다"며 "야스쿠니 신사에는 전쟁에서 희생된 사람들의 혼이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야스쿠니 참배 취지에 대해 "단지 혼을 위로하고 싶다"며 "그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만 있다"고 말했다. "소위 A급 전범을 찬양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아베 총리가 A급 전범 앞에 '소위'라고 표현한 점도 태평양 전쟁 A급 전범을 단죄한 극동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이 연합국 승자의 판단에 따른 단죄라는 점을 인식한 것으로 풀이됐다.
또한 아베 총리는 동북아 군비 경쟁을 우려하기도 했다. 아베 총리는 "아시아의 군비 확장을 억제하지 않으면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라며 "국방 예산은 투명해야 하고 유효한 방식으로 공개돼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설정 등에 대한 갈등에 대해 "군사적 충돌은 양국에 손해"라며 "분쟁을 대화와 법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중국과 함께 위기 관리를 위한 군 통신채널 등을 만들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가 동아시아의 지역 감정을 격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일본의 국제적 리더십에 대한 도덕적 가치를 손상시킨다고 지적했다. 특히 동북아시아에서 지역 권력이 자리잡는 가운데 이러한 발상은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국 정부도 아베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발언에 실망이라고 반응했다. 미국은 이미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었다. 저널은 일본의 우경화 행보는 중국뿐만 아니라 미국과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아베노믹스에 대한 자신감도 나타냈다. 아베 총리는 "일본 경제가 고질적인 디플레이션에서 막 벗어났다"며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에서 3분기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도쿄의 닛케이지수는 57%나 상승했으며 40년래 최고 상승세를 나타냈다.
또한 아베 총리는 2%의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달성하면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도 이뤄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를 위해 법인세 등 규제를 완화하고 구조적 개혁을 하겠다는 방침이다. 아베 총리는 "일본 정부가 올해 4월부터 법인세율을 2.4%포인트 낮추고 소비세율도 8%에서 5%로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아베노믹스를 통해 활력이 넘치는 일본을 만들어 전 세계에 평화와 안정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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