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전 백인 소녀 살해 사형 흑인 소년 사건 재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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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1-23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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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광효 기자=70년 전 미국에서 백인 소녀를 살해한 혐의로 흑인 소년이 사형당한 사건이 재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2일(현지시간) AP와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 등에 따르면 지난 1944년 발생했던 백인 소녀 살해 사건으로 사형이 집행된 흑인 소년 가족들이 재심을 요청했다.

1944년 3월 23일 인종차별이 심했던 미국 남부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알콜루.

여기에서 가족을 도와 소 치는 일을 하던 조지 스티니는 이날도 여동생(당시 7세)과 함께 소를 지키고 있었는데 자전거를 타고 가던 베티 비니커(11)와 메리 탬스(7)와 마주쳤다.

이 두 아이는 다음날 근처 배수로에서 둔기로 머리를 심하게 맞아 사망한 상태로 발견됐다.

용의자로 스티니와 그의 형 조니가 지목돼 연행됐고 조니는 석방됐다.

스티니는 두 백인 소녀를 성폭행하려다 살해했다고 자백해 유죄를 선고받고 전기의자에서 생을 마감했다.

미국에서 19세기 이후 사형된 죄수들 중 최연소로 기록돼 있다.

이 사건에 대해 최근 스티니의 유족들이 법원에 재심을 신청했는데 유족들은 뚜렷한 증거도 없이 자백만으로 유죄 판결을 받아 수사와 재판이 모두 부당했다는 입장이다.

스티니의 부모나 변호사 입회 없이 신문을 진행하고 서둘러 자백 사실을 발표한 것은 강압에 의한 자백이고 스티니가 교도소에서 무죄를 주장했다는 교도소 동료의 증언도 제시됐다.

재판이 세 시간 동안 빠르게 진행됐고 백인으로만 구성된 배심원단이 유죄 평결을 내리는 데 10분밖에 걸리지 않은 것도 논란 거리다.

소녀들의 시신이 발견된 지점의 땅 소유주가 배심원단 대표로 부검에 참여한 것도 규정에 맞지 않은 점으로 지적된다.

반면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검사과 피해자 측 가족들은 이 사건은 당시 사법 체계에 맞게 처리된 사건이라 맞서고 있다.

스티니는 자백을 했고 유죄판결을 받을 만한 상식적 증거가 충분했다는 것.

주 검사는 스티니가 보안관의 차를 타고 이송되는 과정에서 “죽일 생각은 없었다”며 살해 사실을 인정하는 발언을 했다는 동승자의 증언도 제시됐다.

이 사건을 맡은 카르멘 멀린 판사는 양측에 열흘 동안 목격자나 증거 등을 보충해 올 것을 지시했다.

이후 재심에 부칠지 여부가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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