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디스플레이 사업부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이익이 90% 가량 떨어지면서 실적 개선의 발목을 잡았다. 그동안 삼성 실적 고공 행진의 주역이었던 IM(IT모바일)사업부 또한 전년과 같은 수준에서 정체된 모습을 보이면서 고성장 행진에 제동이 걸린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삼성전자는 올해 프리미엄에서 보급형까지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거래선을 다변화 해 수익성 개선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 연간 실적 '사상' 최대…무선사업부 성장 '정체'
삼성전자는 24일 2013년 연간 매출 228조6900억원, 영업이익 36조79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14%, 27% 증가한 수치다.
4분기의 경우 연결기준으로 매출 59조2800억원, 영업이익 8조31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6% 가량 떨어진 수치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0.3% 늘었고 영업이익은 18% 가량 줄었다.
삼성전자 측은 "지난 4분기 원화강세·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 등 불안한 경제 상황 아래 일회성 비용인 8000억 규모의 '삼성 신경영 20주년 격려금'과 7000억 규모의 부정적 환영향을 감안하면 견조한 실적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사업부문별로 보면 4분기에도 IM(IT모바일) 부문이 전체 영업이익의 약 65.8%를 담당했지만 성장세는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IM(IT모바일) 부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4% 늘어난 33조8900억원, 영업이익은 지난해와 같은 5조4700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7%, 18%씩 감소했다.
김현준 무선사업부 전무는 이날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지난해 4분기 판매량은 지난 3분기 판매량 고성장에 따른 기저 효과와 재고 조정 등으로 소폭 감소했다"며 "마케팅 비용과 일회성 비용 등의 증가로 수익성이 하락했다"고 말했다.
CE(소비자가전)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한 14조2700억원, 영업이익은 5.7% 감소한 6600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계절적 성수기 속 TV 판매 호조로 전 분기 대비 실적은 개선됐다.
DS(부품)부문의 경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 가량 줄어든 17조원,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6.4% 감소한 2조1400억원을 기록했다.
반도체 사업부는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시황 호조로,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9% 늘어난 10조4400억원, 영업이익은 40% 증가한 1조9900억원을 기록하며 실적 강세를 지속했다.
반면 디스플레이 패널 사업은 세트 사업의 패널 재고 조정에 따른 OLED패널 판매량 감소와 TV패널 가격 하락 등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6% 감소한 6조4600억원, 영업이익은 90.1% 감소한 1100억원에 그쳤다.
◆ 올해 '상저하고'…부문별 수익성 강화에 '방점'
삼성전자 측은 올 1분기 역시 계절적 비수기 요인으로 지난해 4분기 대비 성장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이명진 삼성전자 IR 전무는 이날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올 1분기의 경우 지난해 4분기에 발생했던 1회성 비용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TV사업부 비수기에서 오는 영향과 수요 감소에 따른 부품 가격 트렌드를 감안하며 4분기 대비 성장을 기대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 전체적으로는 상반기까지 다소 부진한 실적 흐름을 보이다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회복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관측했다.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해보다 10% 중반 이상, 태블릿PC 시장은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TV는 동계 올림픽과 월드컵 축구대회 등 대형 스포츠 이벤트로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올해 프리미엄에서 보급형까지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고 거래선을 다변화 해 수익성 개선에 주력할 계획이다.
IM부문은 올해 보급형 스마트폰 라인업을 강화하고 신흥시장 공략에 힘을 더한다는 계획이다.
김현준 전무는 "1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직전 분기 대비 한자릿수 중반대의 증가세를 보이고 태블릿 판매량은 직전 분기 대비 한자릿수 초반대의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며 "회사의 전체 휴대폰 판매량 가운데 스마트폰 비중은 70% 후반대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올해 7000만대 수준에 달한 것으로 보이는 중국 롱텀에볼루션(LTE)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의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중심으로 사업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 웨어러블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해 실적 기여도를 높여 나가기로 했다.
CE부문은 초고화질(UHD) TV 시장에서 승부를 낸다는 계획이다.
성일경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상무는 "올해 전 세계 UHD TV 시장은 지난해 190만대에서 올해 1270만대로 6배 성장 예상된다"며 "다양한 라인업을 강화하고 "에볼루션 키트를 통해 향후 어떤 UHD 표준 변화에도 대응 가능토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중국 업체의 보급형 제품에 대비해서는 "프리미엄부터 보급형까지 전체 라인업 강화하면서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DS(부문)부문은 고객과 제품 다변화에 나설 방침이다.
이창훈 삼성디스플레이 상무는 "올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사업에서 웨어러블 및 태블릿 등 신규 수요처를 발굴할 것"이라며 "OLED 패널 신제품 개발 및 생산성 향상을 통해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중가형 패널 판매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올해 안에 밴디드 제품 양산도 추진할 계획이다.
메모리 사업의 경우 보수적 투자 기조를 유지하면서 제품 및 원가 경쟁력 강화에 나서기로 했다.
백지호 메모리사업부 상무는 "올해 D램 시장은 20% 중반, 낸드플래시는 30% 중반의 출하 증가가 예상된다"며 "삼성전자의 출하 증가량은 시장 평균을 상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물리적으로 D램 생산여력을 늘릴 계획은 없다"며 "기술 업그레이드(공정전환)를 통한 물량 확대만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스템LSI의 경우 20나노미터급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출시하고 신규 거래선을 확대할 예정이다.
두영수 시스템LSI사업부 상무는 "14나노 핀펫 상용화는 예정에 맞춰 진행되고 있다"며 "2014년말 또는 2015년 초로 예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올해 시설투자는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총 23조8000억원의 시설투자를 집행했다.
김명건 상무는 투자 계획에 대해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지난해 유사한 수준의 투자가 예상되고 사업별로도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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