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는 서울 전세난민 '탈 서울' 행렬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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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1-2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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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권이상 기자 = 서울 전세난민의 '탈 서울' 행렬이 가속화되고 있다. 74주 연속 치솟는 전셋값 탓에 인근 인천, 경기 등으로 이동하는 서울 전세민이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서울을 벗어나지 않은 세입자들도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1억원 이상 올라버린 전세금 부담에 월세로 옮기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월세거래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26일 통계청의 2013년 국내인구 이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년간 경기도로 전입한 인구는 총 65만명으로, 이중 54.4%인 35만4000명이 서울에서 경기도로 전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1월의 경우 전출자를 제외한 순수 유입 인구는 경기도가 3461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고 이어 인천이 2383명으로 뒤를 이었다. 반면 서울은 전입 인구보다 전출 인구가 많아 한달 새 1만1357명이 서울을 벗어났다.

이는 서울의 높은 전셋값과 전세물량 부족에 따라 전세난민들이 김포, 고양, 파주 등 상대적으로 집값이 싼 외곽으로 대거 이동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런 영향으로 경기도와 인천시의 대표 주거지에 위치한 미분양 단지들은 빠른 속도로 소진되는 양상이다.

국토교통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미분양 자료(지난해 11월 기준)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수도권 미분양 감소율은 용인이 1753가구로 가장 많았고, 고양시는 313가구, 김포시는 252가구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서울 전셋값 수준에서 집을 구할 수 있는 물량이 수도권 일대에 많고, 최근 주택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건설사의 직접전세 등이 겹치면서 수도권 미분양이 소진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있다.

이와 함께 자녀 교육이나 직장문제로 서울을 고수하는 전세민들이 전셋값 고공행진을 감당하지 못해 인상분을 월세로 바꿔 부담하거나 아예 월세계약으로 옮기는 사례가 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아파트 월세 거래량은 3만4672건으로 2012년(2만7334건)에 비해 7338건(26.8%)가 늘어 2011년(2만7776건)이후 최대치를 보였다. 반면 전세 거래량은 총 10만4771건으로 2012년(11만5790건)보다 1만1019건(9.5%)이 줄었다.

업계는 전세난민의 탈 서울 현상과 함께 '렌트 푸어'에 대한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전세거래량 감소분 가운데 절반 이상은 월세로 전환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지난해 말 취득세 인하 등의 세제혜택을 등에 업고 서울 전세난민들이 수도권으로 이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울은 설 연휴 이후 봄 이사철 전셋집 선점 수요가 증가하고, 재건축 이주수요도 본격화되면 당분간 전셋값 상승 추세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며 "반전세 등이 증가할수록 렌트푸어의 심각성도 사회 문제로 대두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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