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이석 농림축산식품검역본부 동물질병관리부장은 24일 정부세종청사 열린 브리핑에서 "AI 바이러스의 잠복기가 최소 7일에서 최장 21일인 점을 고려하면 이번 주말이 상당한 고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과거의 경우 최초 발병일로부터 1주일 사이에는 발병신고가 3∼4건에 불과했으나 8일∼15일 사이 급증했다.
2010∼2011년 AI가 발병했을 때는 2010년 12월29일 전북 익산과 충남 천안에서 동시에 발병신고가 접수됐으며 9일이 지난 2011년 1월7일부터 경기 평택·용인·화성·여주, 충남 천안·아산, 전남 영암·장흥 등에서 산발적으로 신고가 들어왔다.
이번 AI의 잠복기가 9∼10일 정도로 추정되는 점도 ‘주말 고비론’을 뒷받침한다.
16일 AI가 최초 발병한 전북 고창 씨오리 농장의 농장주 정모 씨에 따르면 지난 6∼7일 가창오리떼 수만 마리가 농장 위를 날아다니며 여러 차례 군무를 펼쳤다고 한다. 이 때 AI 바이러스가 농장으로 유입됐다면 감염증상이 나타나는데 9∼10일이 걸린 셈이다.
방역당국은 현재 발병지를 중심으로 반경 500m, 3㎞, 10㎞마다 설치한 ‘3중 포위망형’ 방역망이 제기능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AI가 발병한 농장과 역학적으로 이어진 농장·도축장을 모두 파악하고 있으며 이곳을 드나든 차량의 이동도 통제하는 등 AI가 빠져나갈 구멍을 모두 차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고창 씨오리 농장에서 오리 병아리를 분양받은 24개 농장 모두 AI에서 비켜가 AI가 방역망을 뚫고 나가진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권재한 농식품부 축산정책국장은 “축산 차량등록제 등 과거 AI를 겪고 수립한 대책과 질병 분석능력이 결합돼 방역대책이 실질적으로 효과를 본 사례”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AI에 감염된 철새가 전국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어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게 방역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번 AI의 주 발병원으로 추정되는 전북 고창 동림저수지의 가창오리떼는 현재 충남 서천 금강하구로 대거 이동한 상태다.
환경부에 따르면 20일 동림저수지에는 가창오리 20만 마리가 월동 중이었으나 23일에는 12만 마리가 금강하구로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당국이 금강 하구에서 폐사한 가창오리 사체를 조사한 결과 동림저수지의 가창오리와 같은 H5N8형 AI 바이러스가 검출됐으며, 충남 당진 삽교호에서 폐사한 가창오리도 AI 감염의심 증상을 보였다. 방역당국은 철새에 의한 AI 확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철새 월동지와 이동경로 주변 소독과 예찰을 강화하는 등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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