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25일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의 통화 가치가 잇따라 폭락하면서 1997년 아시아에 불어닥친 외환위기를 연상시키지만, 현재의 상황과 1997년 외환위기의 유사점은 그다지 많지 않다고 분석했다.
아르헨티나의 페소화 가치는 지난 23일(현지시간) 하루에 11% 폭락하는 등 달러당 8페소 수준까지, 터키의 리라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랜드화도 사상 최저 수준인 달러당 2.3070리라, 달러 당 11랜드까지 각각 가치가 떨어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 일부 신흥국의 통화 불안과 1997년 외환위기 때의 유사성은 지금까지만 유효했다며 신흥국 금융 위기 확산에 대한 지나친 우려를 경계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닐 셔링 신흥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신흥국의 경제 위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이것은 각 나라가 매우 다르다는 점을 간과한 것”이라며 “아르헨티나는 아마도 특별한 케이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테이퍼링 영향 등 글로벌 경제 여건에 취약한 정도에 따라 신흥국을 5개 그룹으로 분류했다.
가장 취약한 나라는 아르헨티나, 우크라이나, 베네수엘라 등으로 이 나라들의 공통된 문제점은 현재 겪는 경제 문제들을 대부분 스스로 자초했다는 점이다. 두번째로 취약한 그룹은 터키,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네시아, 태국, 칠레, 페루 등으로 이들 국가는 미국의 테이퍼링에 민감한 편이다.
세번째 그룹은 헝가리, 루마니아 같은 동유럽 국가로 테이퍼링에는 그다지 취약하진 않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의 경기부양적 통화정책에는 민감하다. 네번째 그룹에는 브라질, 인도, 러시아, 중국 등이 이름을 올렸다.
가장 취약하지 않은 다섯번째 그룹은 한국, 필리핀, 멕시코 등이 속했다. FT는 이들 세 나라에 대해 “수출 수요가 다시 늘어나 이득을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