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1위 비결은 절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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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1-27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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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양종곤 기자 = “직원 1인당 생산성이 제일 높은 비결은 절실함이다. 직원 한 명, 한 명이 ‘우리는 밀리면 죽는다’는 생각으로 치열하게 뛰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11년과 2012년 각각 2103억원, 190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2년 연속으로 증권업계 수익성 1위에 올랐다. 작년 상반기(4~9월)에도 584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해 1위 자리를 지켰다.

그럼에도 불구, 유상호 사장(54)과 직원들은 모두 배수진을 친 각오로 일한다고 한다.

유 사장은 27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한국투자증권은 3년 연속 1위를 기록했지만 다른 증권사와 마찬가지로 어렵다. 우리는 실적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 “자본시장의 파이를 키우겠다”

올해의 경영화두를 묻자 유 사장은 “업계 리더로서 자본시장 파이를 키우는 데 집중할 생각이며, 이를 위해 올해 3가지로 실천 전략을 세웠다”고 말했다. 이는 △자본시장 신뢰 회복 △새로운 영업시장 선도 △글로벌 경영 진일보 등이다.

유 사장은 “올해 자본시장 신뢰회복의 원년으로 삼고 그동안 지켜온 정도영업을 굳건히 뿌리내리겠다”며 “고객들이 자본시장에 투자하는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만족할만한 투자의 장을 만들고 다양한 상품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제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올해 증권업 규제가 완화돼 신사업을 하기 적기라고 판단 중이다.

유 사장은 “정부의 최근 금융업 경쟁력 강화방안은 결국 증권산업에 새로운 장이 열리고 새로운 투자상품이 개방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며 “증권업계가 진출하지 못했던 투자금융과 부동산금융 시장 성공진입을 제시한 만큼 이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유 사장은 올해 해외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작년 말 기준으로 6개 해외법인과 2개 해외사무소를 운영 중이다.

유 사장은 “이 가운데 3년 전 인수한 베트남법인의 자회사는 올해 제2도약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계획”이라며 “베트남 자회사를 신흥시장 진출의 시금석으로 키우고 이외 관심있게 본 지역에 대해서도 치밀한 진출전략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10년 인수한 베트남 증권사 ‘키스(KIS) 베트남’의 지분을 48.8%에서 최근 92.3%로 늘렸다. 인수 당시 업계 61위였던 이 증권사는 현재 25위로 성장했고, 올해 업계 15위까지 순위를 올릴 계획이다.

유 사장은 올해 세계경제는 점진적인 회복세를 예상했지만 한국경제는 낙관적으로 예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증시도 이같은 영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유 사장은 “증시는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이는데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후 환율과 주가에서 이득을 본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매도할 가능성이 높다”며 “작년 미국 증시 상승에도 국내 증시는 상응해 움직이지 못했고, 외국인 투자 방식을 보면 올해 코스피 지수는 10~15% 정도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 “M&A시장, 매력 있는 회사 없다”

최근 자본금 상위 10위권 내 증권사 중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 동양증권, 대우증권 등 4곳이 매각 테이블에 올랐거나 오를 예정이다. 우리투자증권은 NH농협금융지주 품으로 갔다.

유 사장은 “중소형 증권사들은 시장에서 팔릴 만큼 매력을 지닌 회사가 없다”며 “인수합병(M&A)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해 헐값에 넘어가거나 도산하는 회사가 생길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유 사장은 “인수합병의 가장 중요한 성공 요건은 합병 이후 조직의 효율성과 내실”이라며 “우리는 최근 매물 인수 여부를 검토한 적이 없어 향후 인수합병 전략 유무를 말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투자증권은 증권사 가운데 명실상부 정상 자리에 올라있다. 투자은행, 자기자본 직접투자, 브로커리지, 자산운용 및 금융상품 등 다변화된 사업부에서 고루 성과를 내고 있다.

기업공개, 회사채, 공모증자, 부동산금융 등 전 부문에서 업계 1~2위의 위치를 지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성과뿐만 아니라 내실 다지기에 힘쓰고 있다. 작년 말 동양그룹과 최근 카드사 고객정보 유출 사태로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가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유 사장은 “금융업의 기본은 고객과 시장에 대한 신뢰로, 고객 최우선주의 원칙을 바탕으로 ‘정도경영’을 실천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작년 7월 소비자 보호 전담부서를 신설하고 전방위적인 소비자 보호 업무가 가능하도록 조직을 정비했다. 위험성이 높은 상품은 아예 판매하지 않고 상품 설명 자료를 고객들이 보다 이해하기 쉽게 바꿨다”고 전했다.

유 사장은 언젠가 회사를 떠난 뒤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간다는 소박한 꿈을 꾸고 있다.

유 사장은 “금융업에 뛰어든 이후 한국투자증권 사장이 될때까지 25년 동안 한 번도 후회해본 적이 없다”며 “인생에서 제일 잘한 선택 3가지 중 하나가 금융업에 뛰어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능하면 한국투자증권을 떠난 후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싶다”며 “나만의 공간을 마련해 지인들을 불러 음식을 대접하고 싶은 꿈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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