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ㆍ밤샘근무에 만성피로 호소"… 서울시 투자·출연기관 근무형태 문제 수두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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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1-2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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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사실상 1시간 일찍 출근해서 일을 시작하고 업무시간이 끝난 뒤에도 1시간 정도 더 일해요. 개개인 숙련도에 따라서는 2시간 넘게 오버타임도 발생하지만 임금을 더 주는 경우는 절대 없어요."

서울의료원 소속 간호사 A씨는 현행 업무패턴에 불만을 쏟아냈다. 생명과 직결되는 역할이라 평소 스트레스도 크지만, 문제는 추가 근무시간에 대해 보상은 커녕 내부에서 암묵적으로 이를 인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위에서는 서울시 산하 공공의료기관 직원이라며 자주 부러운 시선을 보내지만 어디에도 하소연할 곳은 없다.

최근 잇단 자살로 지하철 기관사들의 열악한 업무환경이 도마위에 오른 가운데 서울시 투자·출연기관의 교대제 근무 등 근로형태에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6일 노사정 서울모델협의회가 작년 11월 21일부터 약 3개월간 서울메트로ㆍ도시철도공사ㆍ농수산식품공사ㆍSH공사ㆍ서울시설공단ㆍ서울의료원 등 7개 시 투자ㆍ출연기관 직원을 대상으로 한 연구용역 발표자료를 보면, 이 같은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서울메트로는 3조 2교대가 기본체계다. 1교대는 주간(오전 9시~오후 6시)과 야간(오후 6시~다음날 오전 9시)으로 나눠진다. 근무자는 평균적으로 한 달에 14일이 야간조에 편성되는데, 그 다음 비번인 날은 오후에 잠깐 깨어있을 뿐 대부분 잠을 자는데 보낸다. 그렇다보니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은 당연히 적고, 몸 상태가 철도운행에 맞춰져 건강장애로 이어지기도 한다.

지하철 5~8호선을 운영 중인 서울도시철도공사도 여건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이곳 직원들은 수면 방해, 피로 누적 등을 호소한다. 더욱이 지하철 1~4호선보다 깊숙한 지하에서 일해 노동강도는 더욱 세다.

도시철도공사 노동조합이 2012년 10월 자체 조사한 부서별(차량ㆍ기술 직종) 암 유병률 현황에 따르면, 직원 100명 중 1명에게서 암이 발생했다. 특히 전자분야는 현원 271명 가운데 암 발생자가 14명으로 집계, 100명 중 5명꼴로 암이 확인됐다.

농수산식품공사의 경우 새벽에 주로 경매를 여는 일 특성상 야간근무가 일상화됐다. 또 SH공사는 초과 근무를 하더라도 오로지 10시간만 시간 외로 인정할 뿐이다.

이번 용역결과에서는 △임금에 포함되지 않는 실질적 노동시간 존재 △부족한 인력에 따른 상대적 노동강도 심화 △획일적인 저임금 구조 △노동자들의 업무 만족도 및 자긍심 저하 등을 공통적으로 꼬집었다.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김영선 연구교수는 "자살 등은 지극히 개인적인 선택이지만 분명 사회나 조직의 모순을 드러내는 징표"라며 "현행 노동구조를 다층적으로 점검하는 한편 사회적 공감대를 확보하기 위한 프레임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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