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중국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중국 합작 기업인 베이징기차가 최근 인수한 장시(江西)성 창허기차에 6억 위안의 자금을 투입해 생산량 확장에 나선다. 베이징기차는 이를 통해 오는 2020년까지 창허기차를 포함한 생산규모를 점진적으로 확장, 합자 신규기지 및 자주브랜드 전략기지를 설립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보다 앞서 베이징기차는 충칭에 베이치인샹(北汽銀翔)이라는 로컬합작브랜드를 설립해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또한 후난(湖南)성과 안후이(安徽)성에도 자동차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02년부터 현대차와 합작을 통해 중국 자동차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베이징기차가 자꾸만 독자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베이징기차는 베이징시정부 산하의 공기업으로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도 받고 있어 향후 더욱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이로 인해 현대차 중국 4공장 건립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베이징기차는 현대차 중국 4공장 건립의 가장 중요한 키를 쥐고 있다. 하지만 베이징기차는 자사브랜드 생산량 확장에 보다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보니 현대차 4공장 설립 추진은 뒷전이 됐다.
현대차로서는 중국 시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중국 공장 추가 증설이 불가피하다. 지난 해 초 설영흥 부회장은 중국 자동차 시장 성장세를 언급하며 4공장 설립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중국 내 파트너인 베이징기차의 적극적인 의지가 없이는 사실상 추가 설립은 쉽지 않다.
악재는 하나 더 생겼다. 4공장 설립 유력지 중의 하나인 산시성 시안 내 공장 유치가 사실상 어려워진 것. 최근 산시성은 제12기 인민대표대회 2차 회의와 제11기 산시성 정치협상 2차 회의(이하 양회)를 열고 '新 지주산업' 육성의 일환으로 현대차와 삼성SDI 신에너지사업 프로젝트 유치 계획을 밝혔다.
양회를 통해 현대차와 삼성 등 국내 기업 관련 프로젝트를 언급함에 따라 공장 진출 및 투자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었지만 삼성SDI가 먼저 지난 22일 중국 산시성정부, 안경환신그룹과 함께 현재 건설중인 삼성전자의 시안 반도체 공장 인근에 현지 전기차 배터리 공장 건설을 하기로 하는 3자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이로 인해 현대차는 산시성 공장 유치는 사실상 힘겨워졌다. 일각에서는 시안에 또 다른 대기업인 현대차 4공장마저 유치될 경우 지방 정부간 특혜 시비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까지 현대차 중국 4공장 설립 확정은 어려울 전망"이라며 "현대차로서는 증산의 시점이 계속 늦어지고 있다보니 속이 타들어가는 심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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