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스크린도어 없는 전철역 추락사고, 코레일 책임"

아주경제 박성대 기자 = 법원이 스크린도어가 없는 전철역에서 추락사한 피해자에게 한국철도공사가 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5부(이성구 부장판사)는 전철역 추락사고로 숨진 허 씨의 유족이 한국철도공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공사가 유족에게 76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27일 밝혔다.

허씨는 2012년 12월 경기도 양평군의 중앙선 양수역 승강장에서 술에 취한 채 휴대전화로 지인들과 전화 통화를 하고 문자 메시지를 보내다가 승강장 밑 철로로 떨어졌다. 승강장 위로 올라오려던 허씨는 양수역을 통과하던 무궁화열차에 치여 사망했다.

이에 허씨 유가족은 양수역 승강장에 추락사고 방지용 스크린도어는 설치돼 있지 않고 성인 허리 높이 정도에 불과한 안전보호대만 설치돼 있어 사고가 발행했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다중이 이용하는 전철 승강장을 관리하는 철도공사는 승객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물적 서비스를 갖추도록 노력해야 하는데 양수역에는 사고 예방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는 스크린도어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당시 중앙역에 설치된 안전보호대는 승하차를 위해 일부 개방돼 있을 뿐 아니라 높이도 낮아 추락사고 방지에는 미흡한 시설”이라며 “스크린도어가 설치된 다른 역에 비해 사고 방지 조치에 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는데도 철도공사가 이를 게을리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허씨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사고의 위험성이 있는 승강장을 이용한 잘못이 있고 손해발생의 큰 원인이 됐다"며 코레일의 책임을 20%로 제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