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블루슈머>웨딩푸어?…요즘엔 '스몰웨딩족'이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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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1-2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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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정우 기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인 최필섭(가명, 33세) 씨는 오래 사귄 연인이 있다. 하지만 서로 쉽게 결혼 얘기를 꺼내지 못한다. 부모님의 지원을 기대하기 힘들고 박봉에 저축한 돈도 넉넉지 않아 결혼식 비용, 주거 마련 등을 감당키 어렵다는 사정을 서로 알기 때문이다. 혼수와 결혼식 비용을 과감하게 줄이고 ‘작은 결혼식’을 치르자고 얘기하고 싶은데 양가 부모님을 설득하기가 난감할 것 같아 망설여진다. 하지만 최근 ‘웨딩푸어’, ‘허니문푸어’등이 화두가 되면서 알뜰 웨딩을 하는 친구들이 많아지고 있어 용기를 내볼까 생각하고 있다.

지난 해 9월 연예인 이효리-이상순 커플의 소박한 결혼식이 크게 화제가 된 가운데 이와 같은 작은 결혼식을 지향하는 스몰웨딩족이 점차 늘고 있다. 결혼비용의 거품을 빼기 위해 가짓수를 줄이고 실속은 높인 웨딩문화가 젊은이들 사이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패션 전문 쇼핑몰 A사가 지난해 미혼여성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81%가 ‘화려한 드레스 보다 나만의 스타일링으로 주목 받을 수 있는 실속 웨딩’을 선호한다고 답했다. 하객 초청을 최소화하고 교회의 정원이나 집에서 결혼식을 치르기도 하고 주례 없는 간소한 결혼식도 인기를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최근에는 작은 웨딩을 전문으로 하는 사회적 기업도 등장했다. 스튜디오 촬영, 드레스, 메이크업(통칭, 스드메)을 묶은 합리적인 가격의 패키지 상품도 예비부부들에게 인기다.

신혼여행 선택도 바뀌고 있다. 과거 어른 세대에 비해 해외여행 경험이 많은 젊은 예비부부들이 비싼 패키지 여행상품 대신 자유로운 허니문을 선호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많은 여행사들이 ‘자유허니문 여행’이라는 이름의 실속 여행 상품을 내놓고 있다.

일본의 경우 오랜 경기침체에 따른 경제적 문제로 결혼식을 올리지 않고 혼인신고만 한 채 사는 ‘나시혼(ナシ婚)부부’가 신혼부부의 약 4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준 바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추세가 곧 도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한편, 여성가족부의 2010년 제2차 가족실태조사에 따르면 결혼 비용으로 남자는 평균 8078만원, 여자는 2936만원을 썼다. 2013년 한국소비자원이 결혼 당사자와 혼주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주택마련 비용을 뺀 1인당 평균 결혼비용은 5198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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