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로 나가는 배당금과 국내 투자자들이 받는 배당 수입 간 격차가 점차 줄어들면서, 그간 논란이 돼 왔던 국부유출 우려도 점차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 기업이 외국인 주주들에게 지급한 투자소득배당은 총 68억8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 기간 평균 환율을 적용해 원화로 환산하면 약 7조560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투자소득배당 지급액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90억3000만 달러로 최대치를 찍은 후 위기가 발생한 2008년과 2009년에 각각 82억6000만 달러와 52억1000만 달러로 급감했다.
이후 2010년 76억2000만 달러로 다시 늘어났으나 2011년 75억5000만 달러, 2012년 75억3000만 달러로 조금씩 줄어드는 양상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지난해 지급액은 전년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돼, 3년 연속 감소세를 보일 전망이다.
반면 같은 기간에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외국 기업으로부터 벌어들인 배당 수입은 61억2700만 달러로 전년 동기(61억900만 달러)보다 소폭 늘어난 수준으로 집계됐다.
지급액과 달리 배당수입의 경우 2010년 37억6300만 달러, 2011년 46억4700만 달러, 2012년 66억3300만 달러로 점차 확대돼왔다. 국내 기업들의 해외투자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배당 지급과 수입 간 격차가 줄어든다는 것은 그만큼 불균형이 해소되고 있다는 의미다.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배당규모가 감소하는 데 대해 한은 관계자는 "배당은 한 해 영업이익에 대한 성과를 나누어주는 것이므로 기업 이익과 배당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지난해 배당금 규모가 더 줄어든 것은 좀더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오는 29일 지난해 12월 국제수지(잠정치)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한은이 주권상장법인 1572곳과 비상장 주요기업 169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상장기업의 수익성을 나타내는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전년동기대비 0.6%포인트 떨어진 5.1%였다. 매출액세전순이익률도 4.6%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8%포인트 하락했다.
원화 강세에 따른 수출업체의 부진, 전반적인 경기 성장세 둔화 등으로 4분기에도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당초 추정치 대비 14% 가량 낮았고 현대차 그룹 역시 계열사들의 실적이 추정치보다 6~8% 정도 밑돌았다. '어닝쇼크'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배당 규모의 변화에는 복합적인 이유들이 작용한다"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주식보유 비중이 한 때 40%를 넘었으나 지금은 32~33%대로 최고치에 비해서는 줄어들었고, 배당성향 자체가 낮아진 것도 원인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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