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1.56%(30.22포인트) 하락한 1910.34를 기록했다. 1월 2일(-2.20%)을 빼면 올해 최대 낙폭이다.
지수 하락을 주도한 것은 외국인 투자자다.
외국인이 이날 5146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장중 지수는 1900선마저 무너지기도 했다. 반면 기관이 5189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방어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서만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1조3520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일본 엔화 약세가 이를 부추겼다. 외국인이 안전자산에만 몰리면서 세계 증시 유동성은 신흥시장에서 선진국으로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다.
2월 증시 역시 이런 영향에서 자유롭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당장 외국인을 국내 증시로 유인할 만한 재료가 없다.
미국과 중국, 신흥국 시장을 포함한 대외 변수가 국내 증시에 유리하지 않은 상황이다. 또 1월에 이어 2월에도 기업들이 부진한 4분기 실적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에선 삼성전자가 4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이후 종목별 실적 컨센서스를 줄줄이 하향 조정하고 있다.
실적 추정치가 제시된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169개 종목 중 65%에 해당하는 109개 종목 실적 추정치가 8일 이후 하향 조정됐다.
반면 추정치가 상향조정된 종목은 29개로 17%에 불과했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본질적으로 주가 흐름을 좌우하는 기업 실적이 본격적으로 하향세에 진입했다"며 "2월 중순까지 4분기 어닝시즌이라는 점에서 여전히 증시에선 어닝쇼크 우려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및 중국을 비롯해 아르헨티나와 터키 등을 포함한 신흥국 시장 등에서 발생하는 대외 변수 또한 2월 증시에서 지수 상승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은 현지시간으로 28일과 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선 양적완화 추가 축소 여부가 결정된다.
미국이 추가 양적완화를 결정할 경우 2월 코스피 영향을 불가피하다.
강현기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당분간 유동성 통제의 압박에 눌려 있을 것으로 보이고, 유로존 역시 높은 실업률일 나타내고 있다"며 "대외 변수들을 종합할 때 2월 코스피의 펀더멘털은 불안하다"고 분석했다.
더불어 최근 터키와 아르헨티나의 통화가치가 급락하며 이머징 시장에 외국계 자금 이탈 우려를 커지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신흥국발 불안이 국내 증시에도 당분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진단했다. 그러나 국내 증시 펀더멘털이 튼튼해 추가 하락은 저지될 것으로 봤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최근 부각되고 있는 아르헨티나 디폴트 가능성은 이머징의 보편적인 리스크라기 보단 개별 국가의 특수한 리스크로 봐야한다"며 "2월 장세에선 모멘텀 보단 밸류에이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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