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아이폰과의 경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국업체들의 견제가 심화되는 상황인데다가 한국을 비롯한 일부 선진국에서 스마프폰 보급률이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어 신규시장 창출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27일 2013년 실적을 발표한 LG전자는 단말기 사업에서만 단말기 부문에서만 매출 12조9623억원, 영업이익 706억원을 기록해 각각 전년 대비 30%, 37.6% 증가했다. 하지만 분기별 실적에서는 2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다행인 것은 지난해 4분기에 롱텀에볼루션(LTE)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110%, 전분기 대비 61% 증가한 덕분에 분기당 스마트폰 판매량이 처음으로 1300만대를 돌파하며 매출은 늘리고 적자폭을 대폭 줄였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인터넷·모바일사업(IM) 부문의 2013년 매출액은 133조8200억원, 영업이익은 24조9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1%, 29% 증가했으나 지난해 4분기에는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각각 7%, 18% 줄었다.
두 회사 모두 올 1분기까지는 수익성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면서 피처폰의 스마트폰 교체 확대, 유럽·중국의 LTE 시장 확대 및 신흥시장 중심의 성장세로 중심이 이동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보급형 제품 시장 확대를 의미하는 것으로 가격 경쟁과 못지않게 지역별 고객 니즈가 다양화 될 것임을 의미한다.
선진국에서는 기존 프리미엄폰 브랜드 파워로 대응할 수 있다고 가정할 때 관건은 신흥시장 공략을 어떻게 하느냐가 달려 있다. KT경제경영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저가 스마트폰, 개도국 성장의 열쇠’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국민소득 1만2000달러 이하 신흥시장 국가의 평균 스마트폰 보급률은 28%에 불과했으며, 2만 달러 이상 국가의 평균 스마트폰 보급률은 54%였다.
이들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스마트폰의 대당 평균가격(ASP)은 300달러 이하인데, 화웨이, ZTE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강점을 갖고 있으며, 애플도 중저가 아이폰으로 진입을 노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신흥시장 공략을 위한 300달러 이하 스마트폰 라인업을 각각 7종, 2종씩 내놓고 있으며, 올해는 제품 라인업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관건은 가격을 경쟁사와 비슷한 수준에 맞추면서도 타겟 시장 소비자들이 원하는 기능을 모두 담아낼 수 있느냐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자사 브랜드 파워를 활용한 ‘엔트리 프리미엄’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6~2009년 노키아와 모토로라와 치열한 시장 경쟁을 벌였던 삼성전자는 당시 120달러 이하의 저가폰이 대세를 이루는 신흥시장에서 150달러 안팎의 ‘SGH-E250’을 내놓아 회사가 출시한 단일모델 사상 처음으로 판매량 2000만대 이상이라는 실적을 올렸다. SGH-E250은 ‘엔트리 프리미엄’이라는 개념을 휴대폰 시장에 처음으로 정립시켰는데, 가격은 최대한 낮추고 기능과 디자인은 고가품의 수준에 맞춰 신흥시장 수요자들의 욕구를 충족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휴대폰 기능과 디자인만 마음에 들면 30달러 정도 추가 부담은 흔쾌히 떠안으면서 지갑을 열 수 있다는 것이 현지 소비자들의 반응 덕분이었다.
LG전자도 풀터치스크린폰이 시장을 장악해 나가던 초반에 30만원대 초저가 ‘쿠키(모델명 LG KP500)’를 내놓으며 신흥시장에 풀터치스크린폰 시대를 연 경험이 있다.
엔트리 프리미엄 전략은 가격만을 내세운 양적 확대로 인해 해를 입을 수 있는 수익성을 일정부분 보완해 주면서도 신흥시장에서도 고객 가치를 이끌어내면서 점유율을 차지할 수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 사업에서도 신흥시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라인업 확대 등을 통해 대응해 나갈 것”이라면서 “가격은 낮추더라도 LG전자의 철학이 담긴 제품으로 고객들에게 어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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