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보영은 왜, 두려움 끓는 '피끓는 청춘'을 선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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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1-28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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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피끓는 청춘'에서 주연을 맡은 박보영 [사진=이형석 기자]

아주경제 이예지 기자 =  "어쩜 저렇게 선한 얼굴에서 차진 욕이 나오는지..."(트위터 아이디 Airenme11--), "이종석의과 박보영의 연기변신이 빛났다. 농촌의 아름다운 풍경도 좋았다. 가볍게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로 굿(Good)이다."(트위터 아이디 angelsoo--)

지난 23일 개봉한 영화 '피끓는 청춘'(감독 이연우)을 본 관객들의 반응이다. 이들의 주요 화두는 두 갈래로 나뉜다. 박보영의 연기 변신이 첫 번째고, 그녀와 이종석의 찰떡 호흡이 두 번째다. 뭐니 뭐니 해도 박보영의 차진 욕 연기는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중요한 이야깃거리다.

지난해 '늑대소년'(감독 조성희)을 통해 600만 관객을 눈물짓게 했던 박보영이 충청도를 주름잡는 무서운 언니로 돌아왔다. 강한 외면에 부드러운 내면을 가진 건 '늑대소년' 속 순이와 비슷하지만, 찬찬히 들여다보자면 큰 맥락은 다르다. '늑대소년'에서 철수(송중기)를 어르고 달래기 위해 감자를 쥐었다면, '피끓는 청춘'에서는 무서운 언니들의 상징이었던 '목에 파스'를 선보였다.

거친 욕과 몸싸움도 서슴없다. "씨X" 같은 육두문자는 기본이고, 온 몸을 내던지는 격투는 덤이다. '사랑스러움'의 대명사인 박보영이 욕을 한다니... 상상만으로도 신기한데 심지어 입에 쩍쩍 붙듯 차지기까지 하다.

박보영은 이번 작품을 위해 직접 거리로 나섰다. 평소 잘할 수 없었던 운전을 직접 하면서 욕을 연습했다. 뚜렷한 목적지 없이 돌아다니면서 난폭 운전(?)을 한 덕에 구수한 욕 연기를 할 수 있었단다.

"집에서 녹음하면서 연습을 했는데 잘 안되더라고요. 너무 어색하기도 하고요. 그래서 운전을 하기 시작했어요. 그렇게 녹음을 하고 들어보니까 훨씬 낫더라고요."

"현장에서 촬영할 때는 더 심한 욕도 있었어요. 15세 관람가 등급을 위해서 많이 순화했지요. 더 무서운 욕들이 많았었는데... 하하하. 그런데요. 욕도 잘 되는 욕이 있는가 하면 계속 해도 어색한 욕이 있더라고요."

단순히 '변신' 이라는 단어로 설명하기엔 어딘가 부족하다. 박보영에게 '피끓는 청춘'은 도전을 넘어선 무엇이 있었다.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영역의 연기를 선보이는데는 설렘도 있었지만 두려움도 있었을 것이다.
 

영화 '피끓는 청춘'에서 주연을 맡은 박보영 [사진=이형석 기자]

그렇다면 박보영. 왜 '피끓는 청춘' 이었을까.

"음... 아직 시나리오를 보는 눈이 없어서 이것저것 따지지는 않아요. 일단 그냥 재미있는 게 우선이에요. 그리고 그다음이 캐릭터죠. 그런데 영숙이는요. 여자 캐릭터로는 흔하지 않은 캐릭터에요. 내가 사랑하는 남자를 지키는 여자... 이 얼마나 멋있는 캐릭터인가요? 꼭 한번 해보고 싶었어요."

구미를 당기는 캐릭터라서 일단 한다고는 했는데, 걱정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대중의 평가와 질책에 오롯이 노출된 직업적 한계 때문에라도 후회를 반복하기도 했다. 작품 출연을 결정한 그 순간부터 대중의 시선이 의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나의 변신을 받아드려 줄까?'

"가장 걱정이 된 건 욕이었어요. '박보영, 의외인데?'라는 반응이 나오면 정말 다행인데 만약에 '박보영, 역시 아직 변신은 무리였어' 라는 반응이 있을까 봐 걱정이었죠. 그런데요. 지금 그게 무서워서 못한다면 나중에도 못하는 거잖아요. 무너지더라도 더 빨리 일어날 수 있는 나이니까... 해보자! 했죠."

박보영은 지금을 '완전한 변신을 시도하기 위한 워밍업 단계'라고 표현했다. 작품 활동을 꾸준히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한데, 조금이라도 발전된 모습, 조금이라도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건 행운이라며. 워밍업을 끝낸 박보영에게서 또 어떤 모습을 볼 수 있을까. 벌써부터 궁금하다. 아 참. 그 전에 박보영의 변신을 엿볼 수 있는 '피끓는 청춘'을 보는 게 먼저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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