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진오ㆍ송종호 기자 = 통신업계의 2013년 실적 발표가 이어지면서 이동통신 3사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불법 보조금 단속에도 불구하고 마케팅 비용 부담과 광대역 LTE 서비스가 출시 경쟁 등으로 이통3사의 4분기 실적 편차가 크게 벌어졌다.
28일 통신·증권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각각 양호한 실적을 이어갔지만 KT는 이석채 전 회장의 비자금 조성과 배임 의혹이라는 악영향까지 겹치면서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SK텔레콤은 그야말로 ‘선방’으로 지난 한해를 보냈다.
SK텔레콤은 국제회계기준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2013년 연간 매출 16조6021억원, 영업이익 2조111억원, 순이익 1조6095억원의 실적을 달성했다.
SK텔레콤은 매출은 전년 대비 2.9% 증가로 소폭 성장했는데 이는 LTE 가입자 증가에 역량을 집중한 결과다. SK텔레콤 측은 LTE 가입자가 전체 고객의 50%에 달하는 약 1350만명(‘13년 말 기준)이라고 밝혔다. 기업시장에서 B2B 솔루션 사업 매출도 전년 대비 60% 증가한 4340억원을 기록해 매출 성장에 힘을 보탰다.
영업이익도 해지율 감소 영향으로 전년 대비 16.2% 증가했다. SK텔레콤의 지난해 평균 해지율은 2.3%로 전년도 2.6% 대비 0.3%p 감소했다. 해지율 감소는 ‘음성 무제한 요금제(T끼리 요금제)’ 등을 비롯해 시장에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황수철 SK텔레콤 재무관리실장은 “경쟁 패러다임을 상품·서비스 중심으로 전환하고 성장사업의 근간을 마련한 의미 있는 한 해였다”고 이번 2013년 실적을 평가했다.
엎친 데 덮치다. KT의 저조한 2013년 실적을 두고 업계에서 하는 말이다.
황창규 회장의 취임 일성이 채 가시기도 전인 28일을 KT는 적자전환으로 시작했다. KT는 지난해 4분기에 영업손실 1494억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KT는 연결 재무제표 기준 2013년도 매출이 전년과 유사한 수준인 23조8106억원을 기록했다. 상품매출을 제외한 서비스매출 기준으로는 19조8441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1% 증가했다. 그러나 유선매출 감소와 더불어 감가상각비 등 비용 증가로 인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7.7% 감소한 8740억원을 기록했다.
BC카드, KT스카이라이프, KT렌탈 등 계열사의 영업이익 기여분은 5294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3.6배 증가하며 분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유선매출의 지속적인 하락과 무선매출 정체라는 한계를 기록한 한 해였다.
KT는 실적발표와 동시에 “주력 사업인 통신사업을 다시 일으키고 통신을 기반으로 융합서비스를 선도하여 1등 KT를 실현해 나가겠다”라며 분위기 추스르기에 나섰다.
LG유플러스는 ‘이 보다 좋을 수 없는 한 해’를 보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2013년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전망된다. 매출 2조8000억원, 영업이익 1400억원, 순이익 741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는 전분기 대비 소폭 감소한 수치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영업이익이 늘어났고 순이익은 흑자으로 돌아선 것이다.
LG유플러스는 이통시장 점유율에서도 KT를 맹추격하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이동통신 가입자수는 LG유플러스가 약 1087만명으로 1645만명을 기록한 KT를 뒤쫓고 있다. 특히 KT가 감소세로 돌아선 가운데 LG유플러스는 전년 대비 0.95 증가한 수치로 양사 간 점유율 방어와 공격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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