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단체 등이 금융사고 피해자들을 모아 피해보상 소송전에 돌입했다. 일부 금융사들을 대상으로 국민검사도 본격적으로 실시될 전망이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소비자원은 지난 21일 동양그룹의 사기성 기업어음(CP)과 회사채 판매로 피해를 본 779명을 대표해 동양그룹과 정부 등을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에 소송을 제기했다.
손해배상청구 소장은 5건으로, 총 청구액은 326억원이다. 이번 소송에서 금소원은 금융당국도 피해 배상의 당사자임을 밝혀내는 데 주력할 예정이다. 또 2차 소송에서 회계법인 등에도 배상책임을 물을 계획이다.
금융권 소송은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더욱 확대됐다. 금융소비자연맹은 '신용카드 정보유출 피해자 공동대책위원회'를 결성해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다.
공동소송의 원고단 참여는 KB국민카드, 롯데카드, 농협카드 회원 가운데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라면 누구나 변호사 수임료 없이 무료로 할 수 있다.
정보유출 사태로 금융 관련 집단소송제 도입을 촉구하는 움직임도 활기를 띠고 있다. 집단소송제란 집단의 대표당사자가 소송을 수행하고 판결의 효력을 집단이 공유하는 제도다.
이번 개인정보 유출 사태처럼 소액·다수의 피해가 발생한 사건의 경우 한 사람이 피해 보상 소송에서 승소하면 다른 사람들도 동일하게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게 된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금융정의연대,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27일 서울 종로구 내수동 KB국민카드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단소송제ㆍ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을 촉구했다.
이들은 "현행 법제도대로라면 소송을 해도 피해입증 책임이 소비자에게 있어 보상받기가 쉽지 않다"며 "이런 제도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선 미국과 같은 징벌적 손해배상제와 집단소송제가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의 경우 증권 분야에선 2003년 법이 통과돼 시행되고 있지만, 금융과 관련해선 아직 도입되지 않았다. 지난해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취임과 함께 도입됐던 국민검사청구제 역시 금융권의 각종 사건·사고로 주목받고 있다.
금소원은 다음 달 초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를 대표해 금감원에 국민검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국민검사를 요구한 금융사는 한국씨티은행,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국민은행, 농협은행, KB국민카드, 롯데카드 등이다.
금감원은 지난해 동양사태에 대해 첫 국민청구검사제를 적용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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