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설범식)는 28일 특정경제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등 혐의로 김 전고문에 대해 징역 3년6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횡령 범행의 시작과 진행에 깊숙이 관여하며 주도적 지위를 담당했다"며 "주식회사 자금을 투명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적 이익을 위해 유출해 죄질이 불량하다. 피고인과 최태원, 최재원, 김준홍 등 4명은 SK 계열사의 펀드 출자 선지급금이 피고인에게 보내질 옵션 투자금이라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이 과정에 본질적으로 기여한 점을 인정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김씨가 횡령액의 상당부분을 보험료 등 개인적 용도로 쓰고 원금을 반환하지 않은 점, 도피성 출국을 한 상황에서도 관련자들과의 지속적인 연락을 통해 이 사건 수사 및 공판 과정에 영향을 끼치려 한 점 등에 비춰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김씨는 최 회장 등과 짜고 SK그룹 주요 계열사 자금 465억원을 선물옵션 투자금 명목으로 빼돌려 운용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김씨는 SK 횡령 사건 수사가 본격화하기 직전인 2011년 초 외국으로 도피해 기소중지 상태였다가 지난해 7월 대만에서 체포됐다. 그는 지난해 9월 최 회장 등에 대한 항소심 선고 직전 국내로 송환됐다.
한편 최 회장은 횡령을 승인·지시한 혐의로 1·2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1심에서 무죄를 받은 최 부회장도 2심에서 징역 3년 6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이들에 대한 상고심은 내달 하순께 선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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