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구체적인 청사진은 제시되지 않았으나 권 내정자의 경영의 기본 방침은 기술과 마케팅의 조화를 통한 포스코의 시장 지배력 확대로 파악됐다.
김재열 포스코 상무는 28일 여의도 한국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한 2014년 포스코 기업설명회에서 권 내정자에 대해 “권 내정자는 목표 고객사에 원스톱 기술 및 제품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객맞춤활동’(EVI) 도입을 추진한 분이다”며, “생산과 판매 네트워크도 중요하지만 토탈 사업인 EVI가 중요하지만 이 사업 쪽도 자동차를 활용도까지 늘리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4년 자동차 부문에서 처음 시작된 EVI는 조선과 건설 등 수요산업 고객사로 확대돼 시행되고 있다. 경쟁 심화 속에서도 EVI는 고객사와의 유대를 강화해 제품의 컨셉 단계에서 완제품 생산에 이르는 전 과정을 함께 하며 맞춤형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범용제품의 대량생산을 넘어 맞춤상품을 소량 생산하는 이 시스템은 철저한 원가관리 및 생산 통제 시스템, 고객사들이 원하는 적기 기술개발 능력이 없다면 성공하기 어려운 활동이지만 포스코는 EVI활동을 성공적으로 운용해 나가고 있다. 덕분에 포스코는 대형 고객사의 이탈을 방지하면서도 기대 이상의 수익을 올려 나가고 있다.
즉, 박 사장의 발언을 분석해 보면 권 내정자는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는 지속하되, 해당 기술을 마케팅과 조합시켜 경쟁사보다 발 빠르게 사용화를 추진함으로써 조기 매출과 수익을 실현해 나갈 것임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EVI의 성공적인 운용 노하우는 권 내정자의 향후 경영에 있어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김지용 포스코 상무도 “권 내정자는 기술과 마케팅의 조화를 통해 (향후 경영 방향을)가져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 내정자의 경영은 신사업 부문에서 적극 추진될 전망이다. 먼저 포스코는 리튬 소재를 활용한 영업 확대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상무는 “권 내정자는 특히 리튬쪽 2차 전지 소재에 주력해 철강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 소재분야를 강화할 것”이라며 “다만 숨을 조금 길게 가져가 적어도 2~3년 내에 소재 사업 방향을 설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포스코는 다양한 합금철 기술 개발을 계획하고 있다. 철강 내 인프라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엮어서 소재사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초를 마련한 기간이었다고 보면 될 것 올해 나 내년 정도로 해서 포스코 만이 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VI를 비롯해 자동차 부문에 대한 사업 확대를 강력히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올해 이후 철강가격 회복 기대감을 갖게 하는 부분이 자동차 생산량 회복이다. 중국과 일본 등 경쟁사들이 모두 참여하고 있는 자동차 강판 시장에서의 성패는 보다 다양한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및 양산 능력에 달려 있다. 어렵지만 기술개발 전문가인 권 내정자와 포스코로서는 흥미롭게 도전해 볼만한 사업 분야다.
현대제철의 현대하이스코 냉연강판 사업 부문 인수로 인해 줄어드는 현대차 그룹향 철강 판매 량을 수입품 대체 및 신규 시장 개발로 메워 나가겠다는 포스코의 전략도 권 내정자의 의지가 어느 정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의 사업 인수로 포스코는 현대하이스코에 공급하뎐 40만t 제품중 중 강관용 10만t을 제외한 30만t이 줄어들고, 현대차로 직접 공급하는 냉연재 공급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감소분을 GM 등 기존 고객사를 대상으로 한 공급을 늘려 나가는 한편 현대차가 일본 등으로부터 수입하던 고부가가치 철강제품을 우리 것으로 대체할 수 있도록 마케팅을 진행하겠다는 것이다. 더불어 자동차 부품향 수요도 늘려나감으로써 자동차향 사업 비중을 더욱 넓힌다는 방침이다.
따라서 취임 후 이뤄질 포스코 패밀리 사장단 인사에서도 기술과 마케팅이라는 양대 틀을 중심으로 주요 인사들이 등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박 사장은 권 내정자의 경영 계획과 비전 등을 묻는 질문에 “상황이 준비되는 대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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