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관능의 법칙' 40대 '청춘'의 30금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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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1-29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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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능의 법칙' 포스터[사진제공=명필름]

아주경제 이예지 기자 = 장면1. 일찍 남편을 저 세상으로 보낸 40대 여자 A씨. 남자친구 B씨와 황혼의 로맨스를 즐기고 싶은데 혼기가 꽉 찬 딸은 도무지 결혼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B씨와 재혼을 꿈꾸며 행복한 미래를 설계하지만 신은 공평하지 않은가보다. 때마침 찾아온 불운 때문에 괴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장면2. 남자친구를 방송국 국장 자리에 앉힌 40대 여자 C씨. 완벽한 얼굴과 몸매를 자랑하며 일명 '팜므파탈' 이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 남자친구의 배신으로 '사랑'에 대한 회의를 느끼고 있을 때 찾아온 나이 어린 이 남자. 폭풍 애정 공세에 오랜만에 가슴이 뛰기 시작하지만 조금씩 주위의 따가운 시선과 소문이 신경 쓰이기 시작한다.

장면3. 섹스 중독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남편을 닦달하는 아줌마 D씨. "일주일에 세 번은 꼭"이라고 외치며 야한 속옷을 직접 준비하는 열성까지 보인다. 여자는 사랑받기를 포기하는 순간 끝이라고 생각하며 관리를 소홀히 하지 않았는데,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발기 부전이라는 사실을 알게 돼 좌절하고 만다. 그런데, 다른 여자와는 전혀 문제가 없다니!

19금 로맨스 소설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라고? 영화 '관능의 법칙'(감독 권칠인) 속 세 여자의 이야기다. 딸 몰래 연애하는 싱글맘 해영(조민수)와 뻔뻔하게 밝히고 화끈하게 즐기며 일도, 사랑도 뜨겁게 하고 싶은 골드미스 신혜(엄정화), 당당하게 밝히는 도발적 주부 미연(문소리)의 이야기를 그렸다. 셋은 아주 농염한 로맨스를 통해 사랑이나 연애를 20~30대의 전유물로만 여기는 사람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40대 여자들의 이야기를 담았기 때문일까. 사랑과 성을 주제로 주고받는 이야기가 노골적이고 자극적이다. 어떠한 묘사라든지 미사여구를 통한 포장이 없어 굳이 해석하려 하지 않아도 된다. 덕분에 성에 보수적인 이들도 필터링의 불편함이 해소됐다.

자극적인 대사가 기본이라면 대담한 영상은 덤이다. 속옷을 훌러덩 벗는 건 기본이고, 야한 동영상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특이한 자세는 보너스(?)다. 격렬하게 사랑을 나누는 이들의 몸을 훑고 지나가는 카메라 워크는 눈 하나 깜박거릴 찰라도 주지 않는다.

세 명의 여주인공이 30금을 주제로 두 가지 버전의 대화(말의 대화, 몸의 대화)를 나누는데, 마냥 야하지만은 않은 이유는 그 안에 진심이 담겨있기 때문일 터다. 사랑하는 사람과 나누는 사랑에 대한 여자들의 진솔한 이야기가 '관능의 법칙' 속에 오롯이 녹아있다. 예를 들면 "우리가 결혼하는 그 순간부터 너는 나랑만, 나는 너랑만 해야 하는거야"(극중 문소리의 대사)라든지 "나는 나이가 많아서 이젠 자는 것도 지겨워"(극중 엄정화의 대사)는 '사랑'에 대한 40대 여자들의 진심과 어우러져 '눈물' 짓게 하기도 한다.

40대의 이야기라고 해서 무시하지 말자. '관능의 법칙'은 앞으로 우리가 가져야 한 진짜 '관능'에 대한 이야기를 심도깊게 담아냈다. 20대 여성들이여, 이들에게서 '관능'을 배우도록 하자. 오는 2월 13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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