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브펀드’ 계속 사랑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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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2-02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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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러시아와 브라질에 투자해 온 '러브펀드'가 신흥국 위기설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관련상품을 계속 보유해도 될지 관심이 쏠린다. 아르헨티나 위기설뿐 아니라 미국 양적완화 축소, 중국 경기 둔화, 원자재 가격 약세가 줄줄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러브펀드 수익률도 빠르게 악화되고 있다.

2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브라질펀드는 1월 1~28일 약 한 달 만에 7.11% 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전체 해외주식형펀드 평균치(-4.5%)에도 크게 못 미치는 실적이다.

러시아펀드도 마찬가지다. 새해 들어 6%에 맞먹는 손실이 발생했다.

러시아와 브라질펀드 수익률은 아르헨티나 채무불이행(디폴트)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이 가운데 브라질펀드가 더 큰 타격을 입은 것은 아르헨티나와 무역 연관성 때문이다.

브라질은 2002년에도 아르헨티나 탓에 나란히 금융위기를 겪었다. 아르헨티나 수출시장 점유율 또한 브라질이 최상위(20.1%)를 차지하고 있다.

2001년 12월 아르헨티나가 디폴트를 선언했을 때 금융위기는 중남미 전역으로 확산됐다. 브라질은 2002년 9월 국제통화기금(IMF)에 304억 달러 규모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이런 악재에도 러브펀드 투자자는 갑자기 커진 손실 탓에 환매를 미루고 있다. 브라질펀드는 최근 1년간 27%가 넘는 손실을 냈다. 2년 및 3년 수익률도 각각 -34.4%, -40.0%에 이른다.

손실이 불어나고 있는 데 비해 브라질펀드 설정액은 현재 2200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중남미펀드와 러시아펀드 또한 각각 3200억원, 5400억원에 이른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투자자에게 그레이트 로테이션(채권에서 주식으로 자금 이동)이 부각된 2012년부터 신흥국 비중을 줄일 것을 강조했다"며 "하지만 손실이 너무 커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원자재시장 전망이 나빠진 점도 부담스럽다. 통상 브라질이나 러시아펀드는 원자재 관련종목 비중이 높아 펀드 수익률도 원자재가격과 비슷한 흐름을 보여 왔다.

국제 원자재시장에서는 금을 제외한 대부분이 조정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금 펀드(연초 이후 수익률 6.24%)를 제외한 여타 원자재 펀드가 줄줄이 손실을 내고 있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러시아는 원유와 천연가스 수출 비중이 높고 브라질은 농산물, 비철금속을 많이 수출한다"며 "금 가격 상승은 두 국가 수출에 영향이 없는 만큼 다른 원자재 가격 추이를 따져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터키와 인도를 비롯한 여타 신흥국이 금리인상 카드를 내놓으며 아르헨티나발 불안감을 완화하고 있으나 러시아와 브라질에서는 특별한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김일혁 하나대투증권 선임연구원은 "러시아와 브라질도 터키처럼 금리상승 같은 대책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며 "그러나 지금껏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 러브펀드가 단기적으로 수익률을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현 상황에서 러시아와 브라질을 비롯한 신흥국으로 투자할 필요는 없다"며 "선진국으로 눈을 돌려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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