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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양파무역, 헝가리 교역 포문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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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1-3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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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헝가리 수교 25년’, 동구권 교역의 시작 ‘양파무역’(상)

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2014년은 한국과 헝가리가 정식 수교를 맺은 지 25년이 되는 해다.

양국간 교역은 남북한 대치가 심화됐던 당시 동구권 교역의 첫 문을 열었다는 점에서, 또한 헝가리를 통해 공산권 국가를 대상으로 한 한국 정부의 북방외교가 본격적으로 전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헝가리와의 교역의 문을 열어준 품목은 바로 양파인데, 이에 한-헝가리 수교는 ‘양파무역’이라는 단어가 늘 따라다닌다.

◆양파 흉작이 만들어 준 북방무역
‘양파무역’은 지난 1985년 초 우리나라가 공산권 국가로부터 최초로 헝가리산 양파를 직수입하면서 붙여진 이름이다.

양파 무역은 정부 차원에서 이루어진 동구권 국가와의 첫 직교역이라는 점에서 대단한 ‘사건’으로 기록될 만 했지만 당시의 여러 가지 국내외 사정 때문에 거의 공개되지 않은 채 베일에 가려졌다.

그러나 양파 무역은 그 후 우리나라가 공산권국가와는 처음으로 헝가리와 무역관 교환개설 및 수교를 이루어내는 결정적 계기가 됐고, 또 헝가리와의 관계 개선은 수십년간 굳게 닫혔던 대공산권 교역의 빗장을 하나하나 풀어나가는 열쇠로 작용했다.

정부는 1984년 가을 양파를 비롯한 일부 기초 농산물이 흉작을 보이자 연말 및 구정물가 조절용으로 이를 긴급 수입키로 방침을 확정했다. 수입방법을 둘러싸고 논란이 한창일 때, 코트라(KOTRA)는 같은 값이면 동구권으로부터 수입하는 것이 좋겠다는 방안을 냈고 상공자원부와 외무부가 이를 강력히 밀어붙여 농림수산부측의 반대 의견을 누르고 헝가리산 양파를 수입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에 코트라는 헝가리 국영 백화점인 스칼라 쿱(Skala Coop)과 그해 11월 2500t의 양파 직수입 계약을 체결해 중소기업 수출 마케팅을 대행해주기 위해 설립된 종합상사인 고려무역을 통해 들여오기로 했다. 양파 수입대금 65만달러중 18만달러는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는 카 오디오 등 전자제품을 주는 조건이었다. 헝가리산 양파는 예정보다 늦게 이듬해인 1985년 2월말 설날이 지나서야 부산항에 도착했으나 도착 당시 이미 전체의 3분의 2 정도가 썩어 부산항 인근 백사장에 폐기 처분됐다.

고려무역은 헝가리측에 대해 클레임을 제기했고, 헝가리 경제계에서 상당한 비중을 가진 스칼라 쿱 백화점의 임레 사장을 비롯해 하주, 검사관 등 7명의 헝가리측 관계자들이 내한했다. 양측은 양파문제에 대한 시시비비와는 별도로 앞으로 양측간 교역을 확대해 나가자는 쪽으로 문제를 풀어나갔고 이를 계기로 양국간 직교역이 더욱 확대됐다.

이에 양파무역을 계기로 스칼라 쿱 백화점으로부터 토마토 페이스트, 그린피(콩의 일종), 오이절임, 헝가리 토속주인 토카이, 산업용램프, 도자기류 등을 매년 150만~200만달러 어치가 직수입됐다.

코트라와 함께 대한상공회의소도 헝가리 상공회의소측과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다. 그 결과 1984년 국제상업회의소(ICC)측의 주선으로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과 상의 관계자 등 5명이 헝가리 상의의 공식 초청을 받아 그해 12월 2일부터 4일까지 부다페스트 방문이 이루어졌다.

◆김우중 회장, 경협 필요성 어필
김 회장은 당시 미리 준비해 간 대우그룹 소개 슬라이드를 보여주며 양국간 경협의 필요성을 역설해 참석했던 30여명의 헝가리 상공인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준 것으로 전해졌다. 헝가리 상의의 칼로시 회장은 1985년 3월말 서울에서 열린 ICC총회 참석차 내한해 코트라와 상의 관계자들과 만나 반관 성격의 무역사무소 개설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했다.

또 1987년 2월에는 헝가리 경제개혁의 실세중 한사람으로 한-헝가리 무역사무소 개설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뎀얀 헝가리신탁은행 총재가 한국을 방문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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