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선물세트 실적, 백화점 '웃고' 대형마트 '울다'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이번 설 선물세트 행사에서 대조적인 결과를 얻는 모습이다.

백화점은 지난해 설보다 두 자릿수 이상 매출이 증가한데 반해 대형마트는 소폭 늘어나는 데 그친 것이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13일부터 30일까지 진행한 설 선물세트 행사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12.8% 증가했다.

상품군별로 보면 전체 선물세트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정육·갈비가 16.0% 늘었다. 이와 함께 청과(13.0%)· 주류(10.3%)·건강(9.2%) 등이 좋은 실적을 보였다.

수산물 세트의 경우 매출이 3.0% 늘어나며 지난해 추석에 나타났던 일본 원전 사태에 대한 우려가 다소 나아진 모습이었다.

선물세트 선호 가격대는 5만~10만원대 저가 상품과 30만~40만원대 고가 상품에 대한 수요가 동시에 발생하며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황우연 롯데백화점 식품MD팀장은 "설 선물세트 판매 기간 동안 대부분의 선물세트 품목이 고른 신장세를 보였다"며 "정육뿐만 아니라 힐링문화 정착으로 청과 및 건강상품도 좋은 반응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10만원대의 중저가 선물세트 뿐만 아니라 한우·과일 선물세트가 큰 폭으로 신장하는 등 선물 수요가 꾸준하게 발생한 것으로 보여져 경기가 다소 회복되는 분위기라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현대백화점은 지난해 12월23일부터 판매를 시작한 설 선물세트 매출이 전년 대비 12.2% 상승했다.

특히 정육 세트가 전년대비 23.1% 급증했고, 명인명촌과 수산물이 각각 20.1%·8.3% 늘었다. 더불어 청과(7.8%)·건식품(10.5%)도 판매가 많아졌다.

신현구 현대백화점 상품본부 생식품팀장은 "올해는 전년과 비슷하게 실속형 세트와 함께 프리미엄 선물세트가 강세를 나타냈다"며 "일본발 방사능 논란과 최근 발생한 AI 영향으로 한우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나 지난 5년간 선물세트 판매 가운데 최고 신장률을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12월26일부터 올해 1월28일까지 진행한 설 선물세트 실적이 지난해 설 때보다 2.1% 증가했다.

품목별로 보면 올해 가격이 20%가량 떨어진 배 선물세트가 33.6%로 가장 높은 증가세를 나타내며 한우를 제치고 신선식품 선물세트 1위를 3년만에 탈환했다. 전통적인 강세품목인 한우의 경우 갈비가 3.5%, 냉장한우가 7.1% 각각 매출이 늘었다.

또 미세먼지 등 건강 이슈가 지속되면서 인삼과 한차가 각각 17.4%·24.0%씩 증가했다. 홍삼·꿀 등도 건강식품(8.9%)도 많이 찾았다. 주류는 와인이 강세를 보이며 매출이 6.5% 상승했다. 커피도 17.2%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이에 반해 수산물의 경우에는 굴비가 12%, 선어가 18% 각각 매출이 줄었다. 아울러 전통선물세트에 대한 관심이 줄면서 한과(21%)·민속주(18%)도 매출이 감소했다.

이종훈 이마트 마케팅팀장은 "올 설에는 기업 수요가 증가하고 한우·와인을 비롯한 고가 선물세트가 호조를 보이면서 지난 추석에 1%가량 감소했던 명절 매출이 설에는 증가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전달 16일부터 31일 기준 설 선물세트 매출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5%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정육이 9.4% 상승했다. 곶감·견과 등 건식품 매출도 55.0% 급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