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황후에 별그대까지…인기 드라마에는 유인영이 있다?

유인영 [사진=이형석 기자]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배우 '유인영 효과'가 상당하다. 20%를 넘는 시청률을 자랑하는 월화·수목드라마에 모두 출연하며 존재감을 제대로 드러내고 있다.

유인영은 최근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극본 장영철 정경순·연출 한희 이성준)와 SBS '별에서 온 그대'(극본 박지은·연출 장태유·이하 '별그대')에 특별출연했다. 두 드라마가 높은 시청률로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하는 것 외에도 다른 공통점이 있다. 바로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으로 유인영의 드라마 출연을 연장한 점이다.

유인영은 두 드라마 모두 애초 1~2회만 특별출연할 예정이었지만 드라마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내며 출연이 연장됐다.

 

지난해 11월 돌궐족의 수장으로 살다가 죽은 아버지 바토루의 흉내를 살아온 연비수(왼쪽)와 지난주 방송분에서 여성스러운 모습을 한껏 드러낸 연비수(오른쪽)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기황후'에서 유인영은 여인의 몸으로 돌궐족의 장인 아버지 바토루 흉내를 내며 살아온 연비수 역을 맡았다. 그동안 여성스러운 역할에 주로 갇혀있었던 유인영은 첫 사극 도전에서 카리스마 있는 캐릭터에 완벽하게 녹아들었다.

인상 깊은 남장여자 연비수를 연기한 유인영은 시청자들의 끊임없이 재출연 요청에 여인의 모습을 드러내며 '기황후'에서 또 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 처음 돌궐족 장군으로 거친 모습을 보였던 연비수는 지난주 방송분에서 자주색 한복 차림에 긴 생머리로 변신해 '기황후'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기승냥(하지원)이 죽은 줄만 아는 왕유(주진모)는 완전히 여자로 변신한 연비수의 모습에 깜짝 놀란다. 연비수 역시 왕유가 죽을 수도 있는 치명적인 비밀을 발설하지 않은 채 마음 속에 담아두고 있어 향후 두 사람이 새로운 관계를 맺을 것을 암시했다.
 

[사진=SBS 방송화면 캡처]

유인영이 '기황후'에서 남자와 여자를 넘나드는 매력을 발산한다면 '별그대'에서는 사람과 귀신을 오가는 연기 중이다. 천송이(전지현)의 라이벌 여배우인 한유라 역을 맡은 유인영은 드라마 초반 소시오패스인 남자친구 이재경(신성록)에게 죽임을 당했다.

하지만 강한 인상을 남기며 퇴장할 줄 알았던 유인영은 시청자들의 뜨거운 호응으로 '귀신'으로 재등장해 이야기의 중심에 서 있다. 유라는 재경에게 살해 당했지만 송이 때문에 우울증으로 자살한 것처럼 그려져 송이의 연예계 생활을 힘들게 만드는 키를 쥐고 있다.

애초 유인영은 선상파티에서 죽임을 당하는 것으로 퇴장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카랑카랑한 목소리와 까칠한 성격으로 콧대 높은 여배우인 줄 알았던 유라는 재경과 결혼하며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싶어하는 평범한 여자라는 점이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고 뜻하지 않게 출연연장이 결정됐다.

이미 죽임을 당한 상황이지만 유인영은 과거 회상신이나 환영으로 등장해 이야기의 진행을 이어가고 있다.

유인영이 특별출연임에도 시청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는 데는 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단연 돋보이는 이유는 그동안 보여주지 않은 새로운 모습으로 등장, 주연 못지않은 존재감을 드러냈기 때문일 터.

단순한 현대극이 아니라 사극이나 판타지 드라마 등 기존에 보여주지 않았던 장르에서 유인영은 큰 힘을 드러내고 있다. 뛰어난 연기력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크고 작은 역할에 상관없이 계속된 노력과 탄탄한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이 유인영을 찾고 있는 것.

유인영은 최근 정우성이 연출을 맡은 단편영화 '킬러 앞에 노인'의 촬영을 마쳤다. 다음달 홍콩국제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일 '킬러 앞에 노인'에서 유인영은 어떤 변화된 모습을 보일까? '기황후'나 '별그대' 보다 조금 더 성장한 유인영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