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불안에 환율 급등...14원 넘게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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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2-03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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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미국의 추가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이후 첫 거래일인 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14원 넘게 급등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3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4.1원 오른 1084.5원에 마감했다. 하루 만에 14원 넘게 급등한 것은 지난 2013년 6월 20일 14.9원 이후 7개월여 만이다.

당시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전 의장이 테이퍼링 가능성을 언급해 신흥국 통화가치가 급락한 바 있다. 

이날 환율은 설 연휴 국제 금융시장의 달러 강세 움직임과 위험자산 기피 현상을 반영해 10.6원 오른 1081.0원에 출발했다가 네고물량(달러매도)이 나오며 1070원대 후반으로 떨어졌다.

이후 오후들어 다시 오름세를 보이며 장 마감 직전 1085.3원까지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이 급등한 것은 미국의 추가 테이퍼링 결정에 따라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각)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매달 750억달러 수준의 자산매입 규모를 100억 달러 줄였다. 또 다음날 발표된 미국의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2%로 시장의 전망과 맞아떨어진 점 역시 상승재료가 됐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신흥국 경제 불안감에 따른 안전자산선호 심리로 역외에서 달러 매수를 주도하면서 상승세를 높였다”며 “신흥국 통화 약세에 원화도 동조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달러 환율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신흥국 불안이 확대된 영향으로 원화 가치가 급락했다”며 “당분간은 달러 매수 쪽에 계속 힘이 실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도 “달러 상승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수급 여부에 따라 1090원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상수지 등 국내 펀더멘털이 차별화됐기 때문에 단기간 환율이 1100원선을 뚫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신흥국 불안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 변동성 확대에 대한 시장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조언이다. 

오정근 아시아금융학회장은 "우리나라는 경상수지가 흑자를 내고 있기는 하지만, 수출증가폭은 적고 수입이 상대적으로 없어 흑자가 발생하는 취약한 구조"라며 "불필요한 절상압력이 안 되도록 투자활성화를 꾀해 적절한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해야 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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