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中업체에 밀리고 치이는 삼성ㆍLG
4일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이번 레노버의 모토로라 인수로 두 회사의 스마트폰 판매량을 더한 시장 점유율은 6.0%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따라 레노버는 삼성전자(32.3%), 애플(15.5%)에 이은 스마트폰 3위 업체로 부상했으며 화웨이(5.1%)와 LG전자(4.8%)는 각각 4위와 5위로 한 계단씩 내려앉았다.
최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업체의 비중은 급속히 커지는 추세다. 레노버의 2012~2013년 스마트폰 판매량 증가율은 91.19%에 달한다. 지난해 화웨이·레노버·ZTE·쿨패드·샤오미 등 중국 6개 업체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21.4%까지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이자 자국 제품 선호도가 높은 중국 시장에서는 이미 레노버가 시장 점유율 2위(13.6%)로 1위 삼성전자(21.6%)의 뒤를 바짝 쫓는 형국이다.
레노버는 자국 제품 선호도가 높은 중국 시장 레노버 브랜드로 점유율을 높이는 한편 모토로라의 본고장인 북미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위안칭 레노버 최고경영자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2015년까지 스마트폰 판매량을 1억대 이상으로 늘리겠다"며 "우리의 목표는 삼성전자와 애플을 압도하는 것"이라고 공격적인 포부를 밝혔다.
모토로라를 등에 업은 레노버가 북미 시장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설 경우 LG전자와의 정면 충돌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북미와 유럽 시장은 LG전자가 10%대 시장 점유율을 달성하기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하는 시장이다. 여기에 저가 공세를 펼쳐 온 레노버에 신흥시장까지 잠식당할 수 있다.
특히 업계 관계자들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단기간에 두각을 드러낸 레노버의 저력에 주목하고 있다. 레노버는 지난 2005년 IBM으로부터 PC사업을 인수하고 시장의 우려 속에서도 인수 8년만에 HP를 제치고 세계 PC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 올라선 바 있다.
일각에서는 레노버의 이번 모토로라 인수가 단순히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보에 그치지 않고, 삼성전자와의중장기적 글로벌 IT업체 대결로 확대될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 삼성·LG '투트랙 전략'으로 활로 찾는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지배력을 확고히 하는 동시에 보급형 스마트폰 라인업을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맞선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우선 이달 24일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리는 'MWC'에서 전략 제품인 갤럭시S5와 갤럭시 기어 후속제품을 공개하고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할 계획이다. MWC는 유럽 이동통신사가 결집하는 대규모 행사다. 삼성은 이번 기회를 통해 유럽 LTE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500달러 이하 보급형 시장에서는 올해 제품의 모델 수와 생산량을 역대 최대 규모로 끌어올려 매출 비중을 전체 50%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갤럭시S와 갤럭시노트의 변형모델을 지속 개발해 보급형 라인업을 보강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달 말 갤럭시노트3의 첫 변형모델인 갤럭시노트3 네오(Neo)를 폴란드에서 공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준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무도 지난달 열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롱텀에볼루션(LTE) 기술 경쟁력 등으로 유럽과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겠다"며 "갤럭시기어2를 시작으로 신규제품 도입 등을 통해 웨어러블 기기 시장을 적극 주도하고 B2B 사업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최근 눈에 띄는 성장을 기록한 태블릿PC 시장에서 대형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중남미, 중동·아프리카, 중·동부 유럽 등 3개 권역 태블릿 시장에서 애플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며 글로벌 태블릿 시장 1위 달성을 위한 포문을 열었다.
LG전자는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G3를 필두로 프리미엄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한편 L시리즈와 같은 보급형 제품을 세분화해 중저가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L시리즈는 LG전자가 2012년부터 매년 보급형 제품으로 출시하고 있는 스마트폰 라인이다.
윤부현 LG전자 MC기획관리담당 상무는 지난달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북미와 유럽 등 성장 시장의 스마트폰 보급률이 50%대에 접어들면서 성장 축이 신흥시장으로 이동했다"며 "L시리즈 시즌3은 라인업을 세분화해서 지역별 요구 수요를 대폭 늘려 매출 확대에 기여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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