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잇단 '부실계열사 돕기' 잡음… "매각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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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2-04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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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현대증권이 현대그룹 구조조정 차원에서 매각될 계획이지만 이 회사를 둘러싼 부실 계열사 지원 논란이 끊이지 않아 새 인수자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달 현대엘리베이터가 1941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는 가운데 한 시민단체에서 현대증권이 유상증자에 참여할 경우 '실질적 배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경제개혁연대 측은 "현대엘리베이터는 채무상황이 좋지 않고 재무구조도 불안정한 상황"이라며 "현대증권이 유상증자에 참여하면 결국 현대그룹 총수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자금 부족분을 메우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증권은 현재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58만8623주(4.32%)를 보유하고 있다. 만약 이번 유상증자에 참여할 경우 기본적으로 20만7254주를 배정받게 되고, 초과청약까지 참여할 경우 배정 수량은 더욱 늘어난다.

현대증권 관계자는 "유상증자 참여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현대증권은 지난달에도 그룹 총수가 최대주주로 있는 계열사 현대유엔아이 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계열사에 우회적으로 자금을 지원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유상증자 규모는 현대유엔아이의 회사 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과다한 규모였고, 회사도 부실 징후를 보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현대증권을 둘러싸고 제기되는 계열사의 우회적 자금지원에 대한 우려가 매각 작업에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대증권은 작년(4~12월) 연결기준 영업손실 646억원, 당기순손실 324억원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에 이어 적자를 이어갔다.

주가 역시 1년새 8700원에서 5430원으로 38% 떨어졌다.

현대증권의 최대주주 현대상선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증권 주식 5300여만주(22%)의 장부가액은 5917억원이다. 반면 현 주가로 따졌을 때 보유지분 가치는 장부가액의 절반 수준인 2872억원에 불과하다.

채이배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현대증권이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것은 부실 계열사에 대한 출자 관계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현대증권이 유증에 참여하면 현대그룹이 발표한 금융회사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계획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대증권이 현대엘리베이터 유상증자에 참여해 재무구조에 문제를 가져올 것으로 판단되면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서 먼저 제동을 걸 것"이라며 "현대증권의 유상증자 참여 여부가 결정되지도 않은 상황에 참여 후 재무구조가 악화될 것이라고 예단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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