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밤의 TV] '기황후' 원나라·고려판 따로? 한 지붕 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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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2-0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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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황후 [사진=MBC 방송화면 캡처]


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기황후'가 원나라 이야기와 고려 이야기로 양분돼 진행돼 한 드라마 속에서 이질감을 주고 있다. 게다가 주진모를 중심으로 한 고려에서의 사건은 재미까지 없다.

4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극본 장영철 정경순·연출 한희 이성준)에서는 타나실리(백진희)와 기승냥(하지원)의 계속되는 정치적 암투가 그려졌다. 타나실리 때문에 서고에서 곤욕을 치른 승냥은 "권력의 상징인 황후의 인장을 빼앗겠다"며 서슬 퍼런 모습을 보였다.

이날 승냥이를 포함한 후궁들이 임신할까 두려운 타나실리는 피임 탕약을 계속 먹였다. 후궁들이 이 탕약을 먹기 싫어한다는 사실을 안 승냥은 오재인을 회유해 탕약을 먹은 후 쓰러지게 했다. 타나실리는 승냥이 꾸민 짓이라고 의심했지만 다음날 승냥이마저 탕약을 먹고 쓰러지자 크게 당황했다.

황태후는 "감찰궁녀 조사관을 파견해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고 말하며 타나실리를 압박했고 놀란 타나실리는 "누군가의 음모"라며 겁에 질린 표정을 지었다.

원나라에서 기승냥이 황태후와 결탁해 타나실리를 위협하는 동안 고려에서는 위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왕유(주진모)의 고군분투기가 그려지고 있었다.

매박상단 흑수(오광록)는 "위폐로 고려에 큰 손해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고 흑수와 손을 잡은 왕유는 "덕분에 매박상단과 거래를 하게됐다"며 거래를 터 위폐 문제는 일단락되는 듯 했다.

하지만 흑수가 연비수(유인영)에게 전한 밀명에는 '왕유를 죽이라'는 지시가 적혀 있었다. 갈등하던 연비수는 복면을 쓰고 왕유의 처소로 잠입했지만 칼을 내리꽂는 순간 왕유가 눈을 뜨며 칼을 막았다.

'기황후'는 왕유가 고려로 돌아가면서부터 기승냥·타환 등 주요 인물이 있는 원나라와 이야기의 흐름이 이어지지 않고 있다. 원나라는 원나라 이야기대로, 고려는 고려 이야기대로 진행되며 한 드라마에서 전혀 다른 두 이야기를 보는 듯한 느낌마저 준다.

게다가 몇 회째 이어지고 있는 위폐 문제는 특별한 긴장감이나 재미 없이 지지부진한 전개를 이어가며 흥미를 반감시키고 있다.

타환 곁을 지키는 골타(조재윤)와 독만(이원종), 힘들 때마다 기승냥의 조력자 역할을 자처하는 백안(김영호)과 탈탈(진이한), 기승냥과 타나실리의 끝없는 복수와 분노, 기승냥을 향한 타환의 사랑 등 원나라 황궁 내에서는 다양한 캐릭터의 인물들이 각자의 특성에 맞는 연기와 개성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왕유와 함께 고려에 와 있는 방신우(이문식), 최무송(권오중), 점박이(윤용현) 등은 왕유에게 도움을 주고 고려왕 복위를 돕지만 캐릭터의 특별함은 크게 살리지 못한 듯하다. 이야기도 다양하지 않고 위폐 이야기만 끊임없이 이어지다 보니 재미가 떨어지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기황후' 초반 기승냥과 왕유, 타환의 삼각관계에서 느껴지는 묘한 설렘과 긴장감은 간데 없고 드라마가 진행될수록 따로 노는 이야기는 시청자들에게 큰 실망감을 주고 있다.

전환점을 돌고 제2막에 진입한 '기황후'가 초반의 빠른 진행과 재미를 찾고 후반부에서도 큰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원나라와 고려 이야기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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