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5년3개월 숭례문안에선 무슨일이'.. 숭례문 세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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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2-05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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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덕 지음/돌베게 펴냄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숭례문 복구 기간 5년 3개월, 가설덧집 안에서 어떤 일들이 일어났을까

최종덕(55) 문화재청 문화재정책국장이 숭례문 복구에 대한 평가는 후세를 기다린다는 심정을 토로하며 '숭례문 세우기'(돌베개)를 냈다.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기록 안에는 숭례문이 불에 탄 순간은 물론 복구가 진행되는 일련의 과정이 고스란히 담겼다.

최 국장은 숭례문이 화마에 내려앉고 그것을 세우기까지 5년간, 숭례문복구단 부단장과 단장으로 이 사업을 최일선에서 진두지휘했었다.

'숭례문복구단장 5년의 현장 기록'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번 책은 2008년 2월10일, 숭례문이 화마에 휩싸이는 시점에서 시작해 복구가 어떠한 준비 과정을 거쳐 어떤 원칙에 따라 어떻게 진행됐는지를 정리하고는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직후 느닷없는 인사로 복구단장에서 밀려난 지난해 3월25일에서 끝맺음한다. 책은 저자를 제외한 모든 사람은 문화재청장까지 포함해 익명으로 처리했다.

이미 문화재청이 여러 차례 공언한 대로 이 책에서 최 국장 또한 숭례문 복구는▲ 화재 전으로의 복구 ▲ 원형으로의 복원 ▲ 기존부재 다시 사용 ▲ 전통기법과 도구사용이라는 원칙을 세웠다고 밝힌다.

숭례문 현판 복원과 관련해서도 적지 않은 곡절이 있었다는 얘기도 곁들인다.
복구단과 자문위원회에서는 변형 이전으로의 복원을 확정했지만, 이런 보고에 당시문화재청장이 "노발대발했다"고 한다. 당시 청장은 이건무. 이 청장은 조선총독부청사 철거를 예로 들면서 이런 전철을 현판에서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분노했다는 것이다. 더불어 화재가 나자 소나무 국민기증이 몰려들어 그런 의사를 밝힌 사람이 166명에 이르렀지만, 실제 기증자는 10명에 지나지 않았다거나, G20 서울정상회담을 코앞에 두고는 현장 가림막을 부랴부랴 설치하기도 했다는 등의 일화도 공개했다.

기와를 만드는 제와장 선정과 관련한 비화도 공개했다. 문화재청이 전통방식에 의한 수제기와를 사용한다는 원칙을 발표하자 공장식 기계기와를 대량으로 찍어내던 업체들은 조직적으로 반발했다. 최 국장에 따르면 이들 기와업계 대표들은 문화재청
을 항의방문하고 항의서를 전달한다.

 최 국장은 대목장 선정과 관련한 일화는 비교적 자세히 소개했다. S씨라고 책에서 표시한 신응수 대목장을 비롯해 4명이 응찰했다. 심사위원들이 논의한 결과 궁궐 건축 경험이 많다는 이유로 신 대목장이 선정됐다.

 하지만 대목 공사는 이미 알려졌듯이 공사가 한창 진행 중에 신 대목장이 공사 단가가 턱없이 적다는 이유를 들어 한달간 목수들을 철수케 하는 '파업사태'가 벌어지기도 한다.  철물 제작도 전통방식에 따라 관련 장인까지 선정했다가 실패해 경복궁에 보관하던 조선시대 경회루 철물로 해결한 일도 있다고 고백한다.

 최 국장은 화재는 안타까운 일이었지만 이를 계기로 이전을 모습을 되살린것은 다행이라고 했다. 1907년 철거된 성곽을 일부 복원한 것, 1960년대 수리로 변형된 지붕의 모양과 내부구조를 원래의 모습과 공법으로 되돌린 것, 단청의 색조와 문양을 조선시대 단청의 흔적을 찾아 모로단청의 분위기로 돌려놓은 것, 숭례문을 오르는 계단 폭을 바로 잡은 것, 그리고 현판의 글씨를 바로 잡은 것 등을 복구를 통해 얻은 것이라고 밝혔다.

 단청 훼손에서 시작한 '숭례문 부실 복구 논란'은 아직도 진행중이다. 대통령까지 문화재 비리를 '원전비리'에 맞먹는 수준으로 규정하면서 문화재청과 주변은 만신창이가 됐다. 감사원은 감사관 54명을 투입한 감사에 착수했으며, 경찰 또한 총력을 투입해 문화재 비리를 조사 중이다. 

 최종덕 국장은 " '부실 복구'라는 딱지가 숭례문 용마루 위에 큼지막하게 씌워진 지금, 책을 내는 내 심경은 결실을 보는 뿌듯함보다는 얽히고설킨 실타래를 풀어야 하는 또 다른 숙제를 짊어진 느낌"이라며 "50년 후, 100년 후에 내려질 숭례문 복구에 대한 평가를 기대할 따름이다"로 밝혔다. 400쪽 / 2만2000원. 박현주기자  hy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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