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과 윤활유 사업의 규모의 경제를 확보해 시장지배력을 강화함으로써 최근 2년여간 계속된 정유사업의 부진을 만회할지 주목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올 상반기 중 연산 310만톤에 달하는 파라자일렌(PX) 설비를 준공한다. IHS가 추정한 지난해 전 세계 PX 생산능력은 약 4000만톤으로, SK이노베이션이 그 8% 정도의 생산력을 일시에 추가 확보하는 것이다. 또한 올해 세계 증설분 전망치는 약 600만톤으로, SK이노베이션이 그 절반이 넘는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자회사인 SK종합화학은 “울산 아로마틱 공장(PX 연산 100만톤)이 3월말 기계적 준공을 마치고 2분기 말쯤 스타트업이 예상된다”면서 “싱가포르 주롱아로마틱 공장(80만톤)도 거의 이와 유사한 일정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시 공사가 중단된 SK인천석유화학 공장(130만톤)도 “이번주 말 재개해 4월 기계적 완공 계획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윤활유 사업도 대규모 투자를 통한 성장모멘텀이 부각된다. 지난해 가동한 SK루브리컨츠와 JX에너지의 제3 윤활기유 합작공장이 한층 경쟁력을 얻게 됐다. JX에너지가 원료인 미전환 잔사유(UCO)를 대량 조달하기로 한 것이다. SK루브리컨츠는 이를 통해 원료 수급에 안정을 기하고 원가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와 관련, 일본 현지 언론에 따르면 JX에너지가 일본 내 윤활유 생산을 중단하고 오는 3월까지 한국으로 이관해 SK이노베이션과 공동생산하기로 했다. 원가경쟁력 및 판매, 글로벌 마케팅 등에서 양사의 협력관계가 돈독해질 것임을 시사한다.
또한 현재 국내 일일 3만9000배럴, 인도네시아에 9000배럴의 윤활기유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는 SK루브리컨츠는 하반기 스페인 렙솔과의 합작공장을 가동해 1만3300배럴을 추가할 예정이다.
이들 석유화학 및 윤활유 사업은 장기화된 세계 불황으로 최근에는 실적이 주춤하지만, 한 때 SK이노베이션의 수익성을 담보하는 확실한 캐시카우였다.
석유화학의 경우 SK종합화학은 “올해 대규모 PX 신증설이 있지만 1분기 시황에 이미 반영돼 하반기에는 수급 균형을 찾아 시황이 소규모 반등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윤활유 사업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543억원 증가하며 회복세를 보였다. 한국윤활유공업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윤활유 수출금액이 전년대비 약 13% 증가하는 등 수출실적이 좋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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