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정로칼럼] 가장 우선 점검해야 할 새 학년 준비는 ‘건강점검’

  • 국소담 명지병원 소아청소년정신건강센터 교수

국소담 명지병원 소아청소년정신건강센터 교수

겨울방학을 마치고 개학을 맞은 학생들은 곧 새 학년을 맞게 된다. 다음달 신학기를 앞두고 자녀들뿐만 아니라 부모들의 마음도 분주할 때다.

학용품을 비롯한 크고 작은 준비물들도 챙겨야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내 아이의 건강점검과 관리이다.

새 학년, 새 학기, 새 친구들, 새 책… 우리에게 3월은 언제나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그런데 모두들 설레는 마음으로 새 학기를 맞이할 때 남몰래 고민하며 불안해하는 부모들이 있다.

'새 친구들과 못 어울리지는 않을까', '집중을 못해서 성적이 떨어지지 않을까', '새 담임선생님에게 야단을 맞지는 않을까' 등의 걱정들로 설렘을 대신하는 ADHD(주의력 결핍ㆍ과잉 행동 장애) 아이들과 부모들이다.

예전에는 ADHD를 가진 아이들을 그저 ‘말 안 듣는 아이’ㆍ’버릇 없는 아이’ 등의 나쁜 아이로 바라보는 시각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많은 교육과 홍보를 통해 ADHD를 질환으로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다.

실제로 ADHD 아이들은 도움을 받아야 하는 '아픈 아이들'이지, 질책을 받아야 하는 '나쁜 아이들'이 아니다. ADHD(주의력 결핍-과잉 행동 장애)는 주의 산만ㆍ과잉 행동ㆍ충동성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이다.

주로 7세 이전의 초기 아동기에 발병하고 만성 경과를 밟으며 가정ㆍ학교ㆍ사회 등 여러 기능 영역에 지장을 초래하는 질병이다.

ADHD 아동들은 흔히 아주 어릴 때부터 활동량이 많거나 까다로웠던 경우가 많으며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다니기 시작하면서 단체 생활 중에 문제 행동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게 된다.

ADHD는 일반 아동의 3~7% 정도라고 알려져 있다. 남녀 비율은 주로 3~4:1 정도로 남자 아이에게 흔하며 이것은 남자 아이의 경우 더욱 공격적이거나 반사회적 문제 행동을 동반함으로써 임상적 관심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ADHD는 가족력이 있으며, 유전적 소인도 중요하게 생각된다. 실제로 과잉 행동을 갖고 있는 아동의 형제는 2배의 위험률을 나타낸다.

이 밖에 대뇌 감염ㆍ외상 등의 뇌손상 및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예전에는 나이가 들고 자라면 ADHD 증상이 모두 호전되는 것으로 생각되었지만 ADHD 아동의 40~50% 정도는 성인기까지 증상이 지속되며 대개 과잉 행동은 줄어드나 주의력 감소와 충동 성향 등이 남게 된다.

ADHD로 인한 주의 산만ㆍ과잉 행동ㆍ충동성 등의 증상을 치료하지 않으면 자라면서 학교생활과 친구관계, 가정 내 문제 등을 겪게 되면서 대인관계의 부적응ㆍ학업 의욕 저하ㆍ학습 부진ㆍ좌절감과 부정적인 자아상ㆍ난폭한 성격 문제가 생기게 된다.

또한 반항장애ㆍ품행장애 및 알코올 등의 물질 남용 등이 동반될 경우, 더욱 부정적인 예후를 갖게 된다.

전문가를 통한 정확한 진단 후에는 약물치료와 인지 행동 치료, 환경 조절, 부모상담을 병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약물 치료는 일차적 약제로 중추신경자극제를 사용하며 꾸준한 모니터링을 통한 치료 효과 및 약물 부작용 여부를 평가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밖에 사회 기술 훈련, 정신ㆍ놀이치료, 뉴로 피드백 등의 방법도 함께 사용한다.

한편, 아이들의 건강뿐만 아니라 점점 커져만 가는 부모들의 스트레스 또한 집중 관리 대상이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준비 중 가장 우선되어야 할 것이 바로 마음의 준비이다. 자녀는 물론 부모의 정신건강이 건강해야 자녀들의 학습능력도 향상되고 대인관계도 성숙해질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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