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권경렬 기자 = 연초부터 부동산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최근 해마다 거듭되던 연초 거래절벽 현상은 찾아볼 수 없고, 서울 아파트 1월 거래량이 3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부동산시장 봄바람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부터 불고 있다. 특히 재건축아파트뿐만 아니라 일반 중대형 아파트까지 오르면서 시장이 본격 회복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시내 아파트 거래량은 4782건으로 전년 동월(1134건) 대비 321.7%(3648건) 늘었다. 강남3구는 1202건이 거래돼 같은 기간 459.1%(987건)나 증가했다.
거래량이 늘면서 매매가도 상승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가는 0.05% 오르면서 3개월 만에 상승 반전했다. 특히 송파(0.31%)·서초(0.19%)·강남(0.17%)구가 매매가 상승을 이끌었다.
무엇보다 부동산시장의 바로미터로 불리는 강남권 재건축아파트가 강세다.
대표적인 강남구 재건축단지인 개포동 주공3단지 전용면적 41㎡형의 경우 지난해 말 7억원 선에 거래되던 것이 지난달 7억3000만원에 팔렸다.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역시 전용 82㎡형이 지난해 말 11억1000만~11억8000만원에서 현재 12억2000만원으로 올랐다.
이처럼 강남3구 재건축아파트들이 연초부터 주목받는 것은 재건축 관련 규제가 풀리면서 사업 추진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 폐지를 비롯한 각종 부동산 규제완화 정책이 국회를 통과한 데다, 초과이익환수제도가 올 연말까지 유예됐다. 또 올해부터 지자체 규정에 구애받지 않고 재개발·재건축사업 용적률을 법정 상한선까지 올릴 수 있게 됐다.
일반 아파트도 그동안 얼어붙었던 중대형·대형 아파트들까지 회복세다.
강남구 도곡동 렉슬 전용면적 84㎡형은 지난해 말 10억8000만원에 거래됐다가 지난달 11억2300만원에 팔렸다. 같은 기간 전용 120㎡형은 실거래가가 11억4500만원에서 12억6000만원으로 1억1500만원 올랐다. 전용 84㎡형보다 상승폭이 두 배 이상 컸다.
최고급 아파트인 타워팰리스 역시 지난해 말 19억5000만원에 거래됐던 타워팰리스3차 전용 163㎡형은 최근 21억5000만원에 계약이 진행되고 있다.
그동안 일시적으로 거래량이 늘더라도 중소형 위주로만 회복세를 보였던 양상과 달리 강남3구를 중심으로 중대형 이상 아파트에도 매수세가 붙고 있는 것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강남권 중대형 및 대형 아파트들의 거래가 회복되고 매수세가 붙는다는 것은 50대 이상 부유층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의미로 보인다"며 "자금 여유가 있음에도 강남권에서 대형 아파트 전세로 거주하던 이들이 매매로 전환하는 사례도 여럿"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연초부터 부동산시장에 부는 봄바람에 힘입어 본격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현재 부동산시장에 규제가 대부분 풀리면서 특별한 악재가 없기 때문에 당분간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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