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프로의 골프백을 메는 캐디 중에는 프로 못지않은 골프기량을 지닌 사람이 많다. 그래서 캐디를 하다가 프로로 전향하는 경우도 많다. 월터 헤이건에서 앙헬 카브레라까지 그 예를 들자면 끝이 없다.
그러나 투어프로를 하다가 캐디로 전업하는 경우는 드물다. 더욱 선수로서 한창 뛰어야 할 나이에 그런 결정을 하는 일은 쉽지 않다.
미간 프란셀라(31·미국)는 지난해까지 미국LPGA투어에서 활약한 선수다. 그러나 지금은 투어프로의 백을 메고 있다. 직업이 ‘투어 캐디’로 바뀐 것이다.
그는 10대 때 미국 뉴욕 스테이트 주니어챔피언십에서 2승, 대학 때에는 미국 대학 컨퍼런스챔피언십에서 2승을 거뒀다. 프로로 전향해 다섯 번째로 나간 2007년 미LPGA투어 마스터카드클래식에서는 연장 네 번째홀에서 아니카 소렌스탐을 꺾고 우승했다. 당시 24세였다. 그 해 7월에는 HSBC 위민스 월드 매치플레이 2라운드에서 당시 랭킹 1위이던 로레나 오초아를 1홀차로 제압하기도 했다. 그 해 투어 상금랭킹은 29위였고 2011년까지 죽 투어카드를 유지했다.
그에게 지난해 ‘드라이빙 입스’가 찾아왔다. 그 결과 지난시즌 상금은 7828달러에 불과해 퀄리파잉토너먼트로 밀려났고 그마저 통과하지 못했다. Q스쿨에서 낙방하고 오늘 길에 차안에서 두 시간 반동안 울었다고 한다.
그는 선수생활을 그만두기로 결심했다. 캐리 웹, 앨리슨 월쉬 등 절친한 동료들이 위로해주었으나 그의 마음을 바꾸지 못했다. 선수를 그만두기로 하고 한 후 그의 표정은 전에없이 맑고 행복해 보였다고 주위사람들은 전한다.
그의 어머니도 딸의 결정을 지지했고 그를 12년동안 가르친 코치도 “행복이 최고”라며 거들었다.
프란셀라는 지난달 투어 시즌 개막전인 퓨어실크 바하마클래식에서 캐디 빕을 걸치고 헤더 보위 영의 골프백을 메었다. 다음주 열리는 호주여자오픈에서도 보위 영의 백을 멜 계획이다.
프란셀라는 “캐디는 나에게 새로운 모험”이라며 개의치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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