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특허괴물·애플 공세에 초강력 '특허동맹' 카드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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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2-06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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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혜림 기자 = 삼성전자가 지난달 구글에 이어 6일 시스코와도 '특허동맹'을 맺으며 현재 소송 진행 중인 애플과 특허괴물의 공세에 정면으로 맞섰다.

특허경쟁력을 가진 글로벌 IT업체와의 기술 공유를 통해 애플에 대한 보호막을 강화하면서, 예측이 불가능한 미래 특허 분쟁의 위협까지 줄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가 향후 다른 업체와의 특허 공유를 위해 추가 크로스 라이선스를 체결할 가능성도 큰 것으로 보고 있다.

◆ 거세지는 '특허 공격'…깊어지는 '고민'

삼성전자가 최근 글로벌 IT업체와 잇따라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 체결에 나선 배경에는 무분별하게 쏟아져 나오는 특허 공격에 대한 잠재적 위협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6일 미국의 특허침해 소송 분석 사이트인 페이텍시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미국에서만 38건의 특허 침해소송을 당했다. 삼성전자 미국법인 삼성 텔레커뮤니케이션즈 아메리카(SAT)를 포함하면 삼성에 제기된 소송은 총 74건으로 미국 최대 통신업체 AT&T(AT&T모빌리티 포함 총 78건)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공격을 받았다.

특허를 보유한 채 제품은 만들지 않고 소송 등에만 활용하는 이른바 '특허괴물', 특허관리전문회사(NPE)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 동안 총 151건의 법적 분쟁으로 구글(192건)과 애플(191건)에 이어 특허괴물들의 세 번째 타깃이 됐다. 지난해에도 삼성전자는 NPE로부터 글로벌 주요 기업 가운데 다섯 번째로 많은 총 38건의 소송을 당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을 포함한 세계 10여개국에서 애플의 공격으로 시작한 특허 소송을 벌이고 있다. 삼성은 애플과의 특허권 분쟁으로 한 해에 수천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수업료를 치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 동맹도 '능력'…특허보호막 강화해 리스크 원천봉쇄

날로 거칠어지는 글로벌 특허전쟁터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삼성전자는 '동맹'을 택했다. 모든 기술의 자체 개발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타사와 기술 공유를 통해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삼성이 올해 들어 체결한 굵직한 특허 라이선스 계약만 시스코를 포함해 총 4건. 앞서 지난해에는 SK하이닉스와 반도체 관련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를 체결했고, 2011년에는 MS(마이크로소프트)와 IBM과도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를 체결한 바 있다.

물론 이같은 결실이 하루 아침에 맺어진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자체 특허경쟁력을 강화하며 글로벌 특허 동맹을 위한 기틀을 만들어 왔다.

삼성전자는 지난 1984년 최초로 미국 특허를 등록한 이래 전 세계적으로 10만건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미국시장에서는 2012년 5081건에 이어 지난해에도 4676건의 특허를 등록해 2006년부터 8년 연속 IBM에 이어 2위 자리를 지켰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특허 공유를 통해 든든한 방어막을 얻게 됐다고 보고 있다. 애플과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삼성이 글로벌 유수의 IT 업체를 아군으로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삼성은 구글과의 특허 공유로 5만건의 특허기술을 확보한 데 이어 시스코가 보유한 9700여건의 무선통신 장비, 네트워크·단말기 보안 관련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에 삼성전자가 향후 다른 업체와 추가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를 체결할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최성식 특허지원센터장은 "삼성전자가 시스코나 구글 등 글로벌 IT업체와 특허 공유에 나선 것은 향후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며 "다수의 특허를 보유한 글로벌 IT업체들과 특허 크로스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경쟁력"이라고 평가했다.

최 센터장은 이어 "휴대폰이나 통신기의 경우 제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고의든 아니든 다른 기업의 기술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며 "우수한 IT 경쟁력을 가진 기업 간의 연합과 제휴는 앞으로도 확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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