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3단계 수순 밟아 집단 자위권 행사

아주경제 이광효 기자=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3단계 수순을 밟아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하는 것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아베 신조 총리는 지난 5일 참의원 예산위원회 답변에서 이런 방침을 밝혔다.

첫 단계는 헌법을 개정하는 대신 현행 헌법의 정부 해석을 변경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

이에 대해 아베 총리는 이날 예산위원회 답변에서 집단적 자위권 행사에 대해 “정부 판단으로 새롭게 헌법 해석을 명확히 하는 것으로 가능하고 개헌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한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기존 헌법 해석에 대해선 “(행사할 권리가) 없는 단점에 직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단계는 집단적 자위권을 실제로 행사하기 위해 자위대법 등을 정비하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정책적 선택지로 지니기 위해서는 법적인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며 “헌법 해석을 바꾸는 것 외에 관련 법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 번째 단계는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필요가 있는 개별 상황이 발생할 때마다 정책 판단을 하는 것이다.

아베 총리는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의 안전 보장 환경이 더욱 엄혹해지고 있다”며 “자국 혼자서 안전을 지킬 수 있는 국가는 없다는 시대 인식을 지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집단적 자위권은 일본이 공격받지 않아도 미국 등 동맹국이 공격받으면 타국에 반격할 수 있는 권리다.

그 동안 일본 정부는 “국제법에 따라 일본도 집단적 자위권이 있지만 헌법상 행사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현행 일본 헌법 9조는 전쟁 포기와 전력 보유ㆍ교전권 불인정을 명기하고 있다. 헌법 96조가 규정하고 있는 개헌안 발의 요건은 ‘중ㆍ참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다.

아베 총리로서는 현실적으로 개헌을 성사시키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헌법 9조 해석을 변경해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관철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는 총리 자문기관인 ‘안전보장 법적 기반 재구축에 관한 간담회’가 오는 4월 집단적 자위권에 대한 최종 검토 보고서를 제시하면 이를 토대로 이르면 올 여름 각의 결정으로 헌법 해석을 변경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