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프니츠카야는 9일 새벽(이하 한국시간)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에 올랐다. 1998년생, 16세의 율리아 리프니츠카야는 고난도 점프를 실수 없이 성공한 것에 힘입어 기술점수(TES) 39.39, 구성점수(PCS) 33.51을 기록하며 72.90점의 성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스포츠 팬들이나 전문가들은 리프니츠카야의 '스핀' 속도와 유연성에 대해 수준급임을 인정하고 있다. 변성진 해설위원은 경기 당시 양다리가 180도에 가깝게 벌어지는 비엘만 스핀을 보며 "굉장히 스피드가 좋고 유연하다"고 호평했다.
반면 이번 대회 김연아의 강력한 라이벌로 거론된 아사다 마오는 주특기에서 큰 실수를 범했다. 단체전 여자 싱글 쇼트에서 아사다는 기술점수(TES) 31.25점과 예술점수(PCS) 33.82점, 감점 1점으로 64.07점을 받았다. 카롤리나 코스트너(이탈리아·70.84점)에 이어 3위에 해당하는 점수다.
아사다는 경기 후 트리플 악셀 실패에 대해 "(연습하는) 6분 동안 좀처럼 뛰어지지가 않아서 예전에 연습했던 대로 하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뛰었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은 김연아와 아사다의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트리플 악셀이 성공만 한다면 금메달은 일본의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었다. 하지만 아사다의 트리플 악셀이 실패로 끝나면서 개인전까지 부담감을 가져가게 됐다.
리프니츠카야의 급부상을 놓고 국내 스포츠 팬들이 둘로 나뉘어졌다. "무서운 신예의 등장"이라며 반기는 팬들이 있는가 하면 "홈 어드밴티지(home advantage)의 결과"라며 김연아에게로 이어질 '텃세'를 우려하는 이가 많다.
후자의 스포츠 팬들은 리프니츠카야의 점프 점수에 주목한다. 9일 그가 받은 11.5점은 지난해 ISU 세계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 여자 싱글에서 김연아가 우승할 때 얻은 점프 점수와 똑같다. 팬들은 두 경기 영상을 나란히 제시하며 "트리플 러츠, 트리플 토룹, 트리플 플립 점프에서의 속도나 높이가 현저히 떨어짐에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점프 시 정확한 엣지를 짚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롱엣지' 판정을 받지 않은 것, 점프 후 불안했던 착지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율리아 리프니츠카야도 지난 1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잘못된 방식의 러츠를 배웠다"고 인정했다. "요즘 누가 정석으로 러츠를 뛰나"는 말로 논란을 예고하더니 9일 새벽 경기에서도 잘못된 러츠 점프, 플립과 유사하게 보이는 '플러츠' 점프를 구사했으나 감점되지 않았다.
한편 김연아는 오는 20일 자정, 여자 피겨스케이팅 쇼트프로그램 ‘어릿광대를 보내주오’를 시작으로 경기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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