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학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0일 오후 여의도 FKI타워 컨퍼런스센터 중회의실에서 열린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한국경제의 과제’ 대외세미나에서 이같이 밝혔다.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제도 재구축의 방향과 과제’라는 주제로 기조발표를 한 황 선임연구위원은 “현 한국 경제가 겪고 있는 저성장 기조가 대외여건이 호전되면 바뀔 수 있는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내재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한다”며 한국 경제의 암울한 현실을 탈피하기 위해 새로운 성장 방정식인 창조경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황 선임연구위원은 창조경제의 근간은 ‘기업가정신’이라며, 각종 비효율적인 규제와 제도상의 미비로 인해 한국의 기업가정신이 매우 취약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업가정신은 개인의 인성이나 소양의 문제가 아니라 경제제도에 내재하는 유인구조에 좌우되는 변수”라며, “개인과 기업의 경제활동 유인구조로 작용하는 시장제도와 규제체계를 근본적으로 개선·보완해야 저성장의 극복과 창조경제의 구현이 가능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정승영 한경연 선임 연구원은 창조경제 구현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과 방안의 한 축을 이루는 ‘창의와 혁신의 생태계 조성’을 위해 산·학·연 협력 연구 생태계의 재구축, 사내 기업가정신의 진흥, 지식재산권의 보호, R&D의 양적·질적 개선을 위한 조세지원제도 개선 등의 방안을 주장했다.
정 선임연구원은 “기술과 산업 간의 생태계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서는 지식재산과 관련된 법제도와 R&D 조세제도의 패러다임을 변환할 필요가 있다”며, 부정경쟁방지법이 계약 성립 이후에만 제도적 보호 장치를 제공하는 까닭에 기술임치제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점을 들어 부정경쟁방지법상의 침해행위 영역을 넓혀 제도적 보호 영역을 현실에 맞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R&D 조세제도에서는 기존 손금산입이나 세액공제의 과세특례 제공방식에서 벗어나 지식재산의 사업화에 성공한 수익에 대해서는 낮은 세율(예: 10%)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기술혁신과 사업화를 연계시키는 조세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허원제 한경연 연구위원은 ‘개방과 융합의 생태계 조성’ 주제 발표를 통해 공정한 경쟁과 자율적 성장 구조를 왜곡시키는 규제(경쟁제한 입찰 등), 허용사항 나열식 규제(전문가 자격요건 규제 등), 과잉규제와 비효율적 운영(정부 부처 간 단절된 구조의 칸막이 규제 등), 기존의 단일 산업-단일 기술에 기초한 제도 체계 등 융·복합 환경의 근본적인 개혁 없이는 원활한 개방과 융합의 생태계가 조성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허 연구위원은 근본적으로 열려있는 산업환경 조성을 위한 규제품질 개선을 위해 △경쟁제한 입찰 등 시장의 경쟁기능을 훼손할 수 있는 규제들의 장기적인 폐지 추진 △고용이나 투자 및 신산업의 창발 등 창의적 산업의 발전을 제약하는 원칙금지·예외허용 규제조항들의 원칙허용·예외금지 방식으로의 전환 △엄격한 자격요건 등 불필요한 칸막이식 진입규제의 폐지 △무분별한 입법 및 규제 신설의 제한과 분절된 규제 및 감독시스템의 통폐합 등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융·복합 환경의 제고를 위해 수요자 중심 융합법제로서의 산업융합촉진법 완비를 통한 실효성 제고, 인증평가 시간 및 비용 부담 최소화 등을 위한 효과적인 산업융합제품 적합성 인증시스템 구축, 인문·기술간 융합화 확산을 위한 지식재산의 전략적 관리, 융합의 효율성을 견인하는 엔지니어링 기술 역량 제고 및 경험 축적, 기업 간·부처 간 협력체제 강화 및 교류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석훈 한경연 부연구위원은 ‘창조경제와 기업의 생로병사’라는 주제 발표를 통해 “기업가 정신에 기반을 둔 창조경영을 통해 창업과 고성장 기업 단계를 거쳐 글로벌 대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도전과 인정의 제도적 환경’을 조성해 주는 데에 창조경제의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부연구위원은 ‘도전’을 위해서는 ‘회사지배구조의 유연성’과 ‘참을성 있는 자본’이, ‘인정’을 위해서는 ‘경영판단의 원칙’과 ‘과잉 형벌화의 개선’이 제도적으로 보장돼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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