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세수 항목을 보면 주요 세수가 골고루 부진했다. 이 가운데 비중이 큰 법인세 감소가 전체 세수 펑크를 주도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작년 세수 결손은 관련 데이터가 구축된 2007년 이후 가장 큰 규모”라며 “사실상 2000년대 들어 최대치”라고 말했다.
10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세입·세출 마감 결과에 따르면 2013년 국세수입은 201조9000억원으로 예산(210조4000억원) 대비 8조5000억원(-4.0%) 줄었다. 전년도 국세수입 실적(203조원)에 비해서는 1.1조원(-0.5%) 감소했다.
통계청이 관련 수치를 보유한 1990년 이후 국세 수입이 전년 대비로 감소한 것은 외환위기인 1998년(2조1000억원),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2조8000억원) 이후 3번째다.
이처럼 국세 수입이 감소한 것은 2010년 유럽 재정위기 이후 시작된 국내 경기침체가 장기화로 접어들면서 지난해 상반기까지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세수 결손에 영향을 미친 법인세 징수액은 43조9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조1000억원(-4.5%) 감소했고, 예산과 비교해도 비슷한 2조1000억원(-4.6%)이 줄었다.
법인세수 감소는 2012년 기업실적 악화가 영향을 미쳤다. 법인세수는 전년도 기업실적에 따라 징수액이 결정된다.
교통에너지환경세는 13조2000억원으로 2012년 대비 6000억원(-4.1%) 감소했다. 예산 대비로는 2000억원(1.9%) 증가했다.
증권거래세도 감소했다. 증권거래세 징수액은 3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6000억원(-16.4%) 감소했고 예산 대비로는 1조5000억원(-32.2%) 줄었다.
소득세와 부가가치세 등 다른 세목은 전년 대비 실적이 나아졌지만 2013년 예산과 비교해서는 징수 실적이 부족했다.
소득세 징수액은 47조8000억원으로 전년대비 대비 2조1000억원(4.5%) 증가했다. 다만 예산과 대비해서는 2조원(-3.9%) 부족했다.
이처럼 주요 세목에서 결손이 발생하면서 올해 예산안에서 내놓은 세수 목표치 달성 가능성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의 올해 국세수입 전망치는 216조5000억원으로 지난해 세수실적(201조9000억원)보다 14조6000억원 많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14년 세입예산안 분석에 따르면 국내총생산(GDP)이 1% 증가할 때 국세수입은 0.72%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경기침체 국면에서 GDP가 1% 성장할 때 세수가 0.8∼0.9% 증가한 것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신흥국 불안으로 대외경기 불확실성이 높고 투자·소비 등 내수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아 3.9% 성장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이석준 기재부 2차관은 “올해는 세입 전망을 그렇게 낙관적으로 하지 않았다”며 “경기가 좋아져서 세수를 늘리게 하는 게 기본인 만큼 경기 살리기에 우선적으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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